민주당 전용기 의원 “지금 세대가 겪는 문제에 공감할 수 있는 정치 필요”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 “전략적인 보수 개혁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젊은 세대를 도외시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연장자 중심의 위계 구조 탈피해야”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 김용태 의원실 제공
22대 총선을 기준으로 본 현재 국회의원 대다수는 50~60대다. 50대가 정확히 절반인 15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 100명(33.3%), 40대 30명(10.0%), 30대 14명(4.7%), 70대 5명(1.7%), 80대 1명(0.3%) 등이다. 당선인의 평균 연령은 56.3세로 나타났다. 이른바 청년 정치인이라 불리는 '3040세대'의 경우 국회의원 10명 중 1명꼴로 크게 낮았다.
반면 유럽권의 국가들은 젊은 층의 국회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의회 정치 선진국인 핀란드나 뉴질랜드 같은 경우 3040 의원의 비중이 높다. 뉴질랜드의 경우 지난 2023년 기준 45세 이하 의원은 약 41%의 비중을 차지했다. 프랑스도 젊은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프랑스 국민의회 평균 연령은 약 49.3세로 지난 2012년(평균 54세)와 비교했을 때 4세 이상 낮아졌다.
이처럼 세계는 지금 3040 젊은 리더들을 앞세워 AI 혁명과 기후 위기라는 전례 없는 파도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의 시계는 거꾸로 흐른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을 읽어내야 할 국회가 여전히 5060세대의 경험과 관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난제를 풀기 위해선 '젊은 감각'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에 영남일보는 여야를 대표하는 3040 기수들에게 한국 정치의 해법을 물었다. 이들은 기존 세대들을 존중하면서도 한 목소리로 '변화'와 '개혁'을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전용기 의원실 제공
◆여야 3040들 "5060 선배님들 존중하지만…변화 개혁 필요한 시점"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청년 정치인인 전용기 의원은 "5060 선배님들은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던 대한민국을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바퀴로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으신 주역"이라고 평가했다.
전 의원은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와 다르다. 이제는 절대적 빈곤 탈피가 아닌 '상대적 박탈감'과 '양극화'를 해결해야 하고 민주화 투쟁을 넘어 성숙한 민주주의 안에서 복잡한 사회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의 성장 환경에 머물러 있는 리더십보단 변화한 시대적 감수성을 체화하고 지금 세대가 겪는 문제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수의 청년 정치인으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도 "한국 정치는 권력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 대표가 또는 권력자가 공천 과정에 관여하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관행들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치인들 입장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그 지역의 유권자와 국민의 상식을 대변하기보단 당 대표와 대통령의 눈치를 봐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도 "5060 정치인들의 공이 있다. 민주화 항쟁에 이어 87년 헌법체제를 만들었고 그리고 경제적 위기인 IMF를 잘 극복해왔다는 점에 대해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근데 이것이 권력이 되거나 기득권이 돼선 안 된다. 하지만 현재 586세대들은 정치의 기득권을 장악하고 젊은 세대를 도외시하는 정치들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 및 정년 연장 문제를 예시로 들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천하람 의원실 제공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위계적인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5060세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문제는 그 성공의 경험이 정치 시스템 안에서 과도하게 고착화됐다. 지금의 정치권은 연장자 중심의 위계가 너무 당연한 구조로 작동된다"고 말했다. 이어 "'젊으니까 다음에 하라'는 말이 미덕처럼 통하고 새로운 문제 제기는 '우리가 예전에 다 해봤다'는 말로 쉽게 눌려버린다. 이는 개인의 태도라기보단 정당 구조, 경선 방식, 소선거구제와 양당제가 결합된 시스템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각 정당서 미래 비전 품으며 활동 중인 3040 정치인들
이들은 각기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몸 담고 있는 정당에서 나름대로의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변화와 개혁의 틈을 모색했다.
전용기 의원은 민주당을 실용주의 정당으로 강화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관성적으로 지켜오던 과거의 논리나 이념에서 벗어나 철저히 국민의 삶과 편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뼈 아픈 예로, 과거 우리 당은 직역 간 갈등 속에서 소위 '타다금지법'을 통과시키며 혁신의 싹을 잘랐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으로는 기득권 보호보다 국민의 편익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보수 개혁을 외치며 특정 지지층이 아닌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보수 개혁에 대한 고민이 많다. 국민들에게 열려있는 정당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예를 들어 최근 지방선거 공천룰과 관련해 당심 비율과 민심 비율에 대한 숫자 논쟁 보단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당이 열려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전략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 전체가 생각하는 보수정당으로서의 바람직한 가치를 내재화한 집과 옷을 갖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깁재섭 의원. 김재섭 의원실 제공
김재섭 의원은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청년 세대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젊은 세대가 처한 현실들을 잘 반영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주거 정책을 냈을 때 주거 시장이 안정됐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보수 정당의 역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붙잡고 있을 때가 아니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을 이끌어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개혁에 대한 작업도 시작할 때"라고 촉구했다.
천하람 원내대표는 고착화된 정치 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는 "당 안에서 세대 대표 역할을 하기보단 정치가 늙어가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들이 청년을 이벤트처럼 소환했다면 개혁신당은 처음부터 미래 세대가 주체가 되는 정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며 "개인의 스타성이 아니라, 누가 와도 정치를 할 수 있는 룰과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를 꿈꾸고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 각기 다른 메시지로 조언 건네
이들은 향후 정치에 몸을 담고 싶은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전 의원은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공적이다라는 것을 언급하며 "정치는 저 멀리 여의도에만 있는 거창한 것이 아이고 (내가) 살면서 겪은 부당함, 흘렸던 눈물, 내 친구가 겪는 어려움이 곧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공적인 과제"라며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그 간절함을 공적인 영역으로 확장시킬 용기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김용태 의원은 "왜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 왜 정치를 하고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알아야 정치 과정에 투영된다"며 "정치인이라는 직책은 국민들한테 감동을 주고 국민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전했다. 김재섭 의원은 겁먹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부모님의 자식이 아닌 대한민국의 자식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효도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정치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버텨야 하는 일이이다. 정치를 하겠다면, 빨리 뜨려고 하기보단 오래 남을 각오를 해야 하고 혼자 영웅이 되겠다는 생각보단 나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며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정치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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