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방공무원 정원 늘려, 대구63명·경북69명
실제 증원까지 최소 1년 걸려
현장, 궁극적인 근무 체계 변화까지 갈길 멀어
차량화재를 진압 중인 소방관들.<영남일보DB>
정부가 소방공무원 증원에 나섰지만, 대구시민들이 현장에서 이를 체감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촌각을 다투는 일선 화재·구조현장에서 소방인력 증원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행정이 절실해 보인다.
소방청은 최근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소방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소방공무원 총정원은 6만5천886명→ 6만6천799명으로 913명 늘어난다. 대구에는 63명(총 정원 3천43명), 경북엔 69명(5천558명)이 각각 증원된다.
현장에선 일단 증원 자체에 대해 크게 반색하고 있다. 특히 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구급대 등 소방서내 기피 부서에서 인력운영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증원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시범적으로 4조 2교대 등 새로운 근무 형태가 도입되고 있는 만큼, 인력 증원의 필요성은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실제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는 속도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대구경북지역 소방인력 정원 증원이 곧바로 현장 인력 증가로 연계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 신규 채용이 절실하지만, 실제 오는 3월 예정된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는 이번 증원분이 반영되지 않는다. 정원을 확대하려면 지자체 조례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시험 일정상 이를 제때 적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육지책으로 시험 공고를 변경해 반영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장에선 '편법에 가깝다'는 시각이 적잖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조례 개정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증원은 내년부터나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증원 인력을 어느 분야에 배치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 증원 규모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단계 근무체계인 대구소방은 약 60여개 119안전센터를 운영 중이다. 소방공무원들은 오래전부터 4조 2교대나 4조 1교대 등 으로 근무 체계 전환을 요구해 왔다. 이를 위해선 대구에서만 최소 500~600명 이상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 업무 전문화와 기술 고도화도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드론 운용, 고층 화재 대응용 특수차량, 산불 대응 장비, 상황실 AI 시스템 도입 등 소방 업무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전문화됐다. 이에 관련 전문 인력 추가 투입이 필연적이라는 것.
현장에선 이번 증원이 장기적인 인력 확충의 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증원 인력 실무배치에 보다 속도를 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윤명구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소방지부장은 "증원 방향은 맞지만, 현장에선 '좀 더 빨리' 이뤄지길 바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소방공무원도 워라밸을 요구하는 시대다. 다른 공공 조직에 비해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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