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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농업리포트·4·인터뷰]기록의 힘, 영농 일지로 복숭아 맛 키워

2026-01-19 15:28

김영훈 대표, 금융·무역 현장 떠나 밭으로
흙을 읽고, 크기보다 품질에 집중
전지·토양·빛까지 기록으로 관리하는 공부하는 농사 추구

지난 14일 대구 수성구 이천동 복숭아 과수원에서 김영훈씨가 전지를 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지난 14일 대구 수성구 이천동 복숭아 과수원에서 김영훈씨가 전지를 하고 있다. 김현목 기자

김영훈 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과수원에서 봉숭아나무 관리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훈 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과수원에서 봉숭아나무 관리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공부를 안 하면 농사 절대 못 짓습니다."


김영훈(76)배내농장 대표는 수성구 이천동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작성한 영농 일지가 자랑스러운 듯 취재진에게 펼쳐 보였다. 복숭아 재배를 시작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해 온 시간의 흔적이다. 농사 일에 대한 고민과 노력도 고스란히 담긴 노트다. 김 대표는 "과수 농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난 한 농업 교수가 영농 일지를 보고 무척 놀라더라"며 "일지를 꾸준히 쓰는 습관이 결국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고향이 경북 청도인 그는 처음부터 농업에 종사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에서 금융·무역 분야에서 일했다. 이후 대구로 내려와 섬유 업체를 운영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이 대량 유입되며 산업 구조가 급변할 것으로 판단, 사업을 정리했다. 2004년 공장 부지와 투자 목적으로 땅을 구입했다. 그 곳에서 2005년부터 복숭아나무를 심으면서 인생 향로가 바뀌었다.


초기 농사는 순탄하지 않았다. 토양에 수분이 과도하게 머물면서 나무가 뿌리부터 죽어 나갔다. 그는 "물이 빠지지 않으니 나무가 버티질 못했다"며 "결국 밭을 엎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지난 일을 떠올렸다. 이후 겉흙을 걷어내고 배수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5~6m 깊이까지 땅을 파 내려간 뒤 암반과 큰 돌을 넣어 배수층을 새로 조성했다. "비가 아무리 내려도 한 시간 내에 물이 빠지게 하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토양 문제가 해결되자 또 다른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다. 복숭아 재배의 핵심인 '전지(곁가지 정돈)'였다. 그는 "전지를 한 번 잘못하면 그해 수확은 통째로 날아간다"며 "복숭아 연구원과 교수, 선도 농가를 찾아다니며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때 영양제 등에 의존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그 이후엔 크기보다 맛, 수량보다 신뢰에 초점을 맞췄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농산물우수관리제(GAP) 인증을 받았다"며 "행정 절차조차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던 시절, 직접 발로 뛰며 인증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땅'이고, 그 땅을 일구려는 사람의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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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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