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AI는 인간이 제대로 활용할 경우 놀라운 능력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증기기관이 기차와 선박을 움직이며 산업혁명을 이끌었듯이, AI 역시 그에 버금가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에 나서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도입했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기업용 AI의 특성에 있다. 범용 AI와 달리 기업 내부에서 활용되는 AI는 학습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잘못된 입력이 잘못된 결과를 낳는 이른바 GIGO(Garbage In, Garbage Out)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내부 데이터만 활용하는 AI는 본질적으로 창의적인 결과를 내기 어렵다. 결국 기업의 AX(AI 전환) 과제는 내부 데이터의 신뢰성과 맥락을 유지하면서 범용 AI의 폭넓은 학습 능력을 결합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범용 AI 역시 하나의 형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AI의 기본 구조는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한 것이다. 인간의 뇌에는 약 1천억 개의 신경세포가 존재하며, 이들은 시냅스를 통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이러한 구조를 컴퓨터상에서 수학적으로 구현한 것이 인공신경망이다. 인공지능은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 점들을 신경세포처럼 간주하고, 각 데이터 간의 연관성을 수리적 함수로 측정한다. 예를 들어 100개의 세포가 있다면 연결의 수는 100의 제곱이 되며, 1조 개라면 그 연결은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된다.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활용해 이러한 관계를 통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바로 범용 AI의 핵심이다.
그리고 어떤 함수와 전처리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AI의 성격은 크게 달라진다. 이미지 인식에 강한 모델, 코딩에 특화된 모델, 미래 예측에 강한 모델, 행동에 초점을 둔 모델, 새로운 지식 창출에 특화된 모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RNN, CNN, 강화학습 모델, 생성형 모델 등 다양한 유형의 AI가 발전해 왔다.
기업에서 AI를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유용한 정보를 제공받는 데 그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의사결정의 자동화까지 도달해야 한다. 예컨대 카드회사가 비정상적인 카드 사용을 감지해 자동으로 결제를 차단하거나, 투자회사가 거시경제 지표가 특정 수준에 도달하면 주식이나 채권을 자동으로 매도하는 시스템이 그 예다.
문제는 AI의 역할이 점차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조직의 미래 전략이나 국가의 핵심 정책 결정마저 AI가 맡게 된다면, 우리는 기계가 지배하는 사회로 향하게 될 것이다. 특히 일부 AI 모델은 두 개의 AI가 서로 경쟁하며 서로의 성능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AI를 훈련시킬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계는 지속적인 인간의 유지·관리와 에너지 공급 없이는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한 극단적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비극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AI라는 새로운 기술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용기 있게 그것을 도입하는 동시에 이를 책임 있게 통제할 수 있는 지혜를 함께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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