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독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특별법안 법사위 통과시켜
대구·경북의 경우 대구시 의회와 국힘 지도부 반대 언급하며 보류
통합 가능성 남아있다는 평가…지도부 신중론 넘어서야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를 하려하자 국민의힘 곽규택(앞 부터), 나경원 의원 등 법사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리 보전에 혈안 된 국민의힘 지자체장들과 지방의회가 앞장서 막고, 지도부가 끝까지 합의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만은 통과됐는데, 대구·경북(TK)과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보류된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천 수석부대표는 "대구경북의 경우 갑자기 어제(23일) 대구시의회가 성명을 통해 대구시의원과 경북도의원 정수를 동일하게 맞추지 않으면 행정통합은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도 TK와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전면 철회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3개 행정통합 특별법안(TK, 대전·충남, 전남·광주) 중 전남·광주 특별법만 재석 18명 중 찬성 11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TK와 대전·충남 특별법은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6·3지방선거를 통한 TK 통합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민주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TK 특별법을 보류하면서 "대구시의회도 통합 반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냈다"는 이유를 댔다. 추 위원장은 "대구·경북과 대전·충남은 지역 상황, 의견을 더 듣고 추후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도민 반대가 없는 전남·광주를 선(先) 통합하고, (다른 지역은) 추후 순차 진행하는 게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그동안 진행한 광역단체 통합법안의 입법 과정은 광주·전남만을 밀어주기 위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대구시의회가 문제 삼은 건 시의원 정수 사안이지 통합이 아니다. 대구시의회 결의안을 보면 통합에 동의한다고 적혀 있다"며 "하지만 추 위원장은 대구시의회의 결의안을 언급하며 대구시의회도 반대한다며 논의할 수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그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통합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날 민주당 천 수석부대표는 대구경북을 언급하며 "정확하게 찬성인지 반대인지 정리가 된다면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 있다"며 "빠르게 의견이 모아진다면 2월 임시회 중에라도 충분히 재논의하고, 필요하다면 입법 절차를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광주·전남과 함께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2월 임시국회가 내달 3일까지 열리고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걸 감안하면 전남·광주 특별법 통과가 며칠 뒤로 밀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 사이에 국민의힘에서 찬성이나 TK 특별법 통과를 요청한다면 다시 추진해 전남·광주 특별법과 함께 처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마지막 '희망'을 살리기 위해선 지역 의원들의 단합을 기반으로 한 당 지도부 설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역 의원은 영남일보 통화에서 "당 지도부에 대구경북 통합을 반대한 적이 없다는 성명서를 제출하라고 했고 당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였다"며 "지금이라도 빠르게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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