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출마자들, 지도부와 거리두기 감지… 중도층 확장 고민
지방의원들 “강성 정치로 중도 확장 한계” 내부 비판 기류
전통적 텃밭서 감지되는 균열… “이대로 괜찮나” 질문 누적
대구시장 출마예정자인 주호영 의원 캠프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둘러싼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아직 공개적인 비판이나 집단 행동으로 표출되지는 않지만, 지방의회 의원들과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선 "당내 상황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번지는 분위기다.
그 상징적 장면으로 거론되는 것이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의 지난 22일 북콘서트다. 주 의원 캠프는 지난 23일 이례적으로 '장동혁 축사 없었던 6선 의원의 첫 북콘서트…주호영의 절제된 행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주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 지도부 축사가 생략된 것은 현재 당 차원에서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 개최를 권장하지 않는 기조가 있기 때문이지만, 당의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올바른 정치의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를 남기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행사를 간소화한 것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원천 차단하려는 정무적 판단"이라는 설명도 담겼다.
당의 방침에 따라 행사를 조용히 치렀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지만, 보도자료까지 배포한 것은 통상 TK 지역 출마 예정자들이 중앙 지도부와의 긴밀성을 강조해온 관행에 비춘다면 예사롭지 않다. 의도된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장동혁 대표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을 굳이 강조한 건 '지금은 중앙당과 선을 긋고 지역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며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거부'를 선언한 상황에서, 지도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이 지역 내 표심 잡기 및 중도층 확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시에 향후 정부·여당과의 소통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했다.
TK 지역 정가에서도 당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공유되는 분위기다. 대구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를 준비 중인 한 출마 예정자는 "결국 우리는 공천을 주는 지역 국회의원의 입과 행보를 주시할 수밖에 없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 상황이 걱정스럽다"며 "지방선거는 결국 지역 현안 해결 능력과 정책 역량으로 평가받아야 하는데 중앙 정치적 이슈가 과도하게 부각되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한 지방의원은 "강성 구호 중심, 강성 지지층 중심 정치가 계속되면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공개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TK 정치권의 현실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역설적인 상황도 등장했다. 다른 지방의원은 "못마땅해도 어쩌겠나. 내 지향점과 다른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천을 주는 것은 그쪽 아니냐"며 "지금은 내 생각과 달라도 그냥 숨죽이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TK는 국민의힘의 전통적 핵심 기반이지만, 동시에 '확장성'이라는 과제를 반복적으로 안아온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은 누구도 앞에 나서 각을 세울 단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대로 가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쌓이고 있다"며 "향후 공천과 당내 권력 변화 과정에서 그 답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장 대표의 '숙적'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5일부터 사흘 간 대구에서 머물 예정이다. 27일엔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 서문시장을 찾아 현장 민심을 청취한다. 지난 설을 앞두고 서문시장을 방문한 장 대표가 따가운 TK 민심을 마주했던 한 바 있어, 한 전 대표에겐 서문시장 민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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