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이 서울 부동산 매수 행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법원 등기정보에서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 매수인을 주소지별로 파악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대구시민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대구를 비롯한 지방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런 식의 투자 경향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민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에는 정부의 '똘똘한 한 채' 정책이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고가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세제 혜택을 받지만, 지방에서 저가 아파트 몇 채를 소유하면 다주택자로 간주해, 중과세를 피하기 어렵다. 현행 정책이 서울의 똘똘한 한 채 보유자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정부가 모를 리 없다. 다만 서울권의 반발을 의식, 이를 덮어둔 채 '다주택자 옥죄기'에만 나선 상황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방의 부동산 경기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지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을 공포한 이후, 대구의 아파트 매도 물량이 느는 추세다. 지역민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확산하는 사이에 대구 집값은 116주 연속 하락하며, 평균 4% 내렸다.
이제라도 똘똘한 한 채로 대변되는 부동산 세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집값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게 명약관화다. 소유한 집값의 총액 기준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방의 목소리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이게 서울로 향하는 투기 수요를 잠재우고, 침체한 지방 부동산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부동산 정책 역시 수도권 중심의 프레임을 깨지 못한다면 지방 소멸은 더 빨라질 것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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