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상반기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 일정 열흘 가량 앞당겨
봉화·성주 등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도 잇따라 발생
김지섭 구름동물병원 원장이 공수사로서 영주시 장수면 호문리 축산농가에서구제역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권기웅 기자
수도권발 구제역과 지역 내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이 겹치면서 경북지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지자체는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 일정을 앞당기며 즉각 대응에 나서는 한편, 고병원성 AI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경북 영주시 장수면 호문리 210번지. 소 100여 마리를 키우는 장돈식씨 농가 축사 앞에 공수의사 차량이 멈춰 섰다. 주사기와 백신 보관용 아이스박스가 꺼내지자 장씨는 소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통로를 정리했다. 바깥 공기는 차가웠지만, 축사 안은 숨이 찼다.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맡은 김지섭 수의사(구름동물병원 원장)는 "이럴 때 놓치면 도축도 못한다"며 백신 접종을 서둘렀다.
영주시는 경기도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상반기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주시가 이처럼 상반기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을 서두른 건 최근 경기 고양과 인천 강화 등 수도권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남의 일'로 보지 않은 영주시는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겼다. 시가 밝힌 상반기 일제 접종 기간은 22일부터 3월 15일까지 3주간으로, 수도권 지역 구제역 발생 소식이 전해지면서 열흘가량 일정을 앞당겼다.
김 원장은 "올해만 4천여 마리 접종 계획을 잡아 움직이고 있다"며 "구제역 접종 시기가 2024년까지 4~10월이었다가 2025년부터 3~9월로 앞당겨졌는데, 이번엔 다른 지역에서 확진이 나오면서 영주시가 더 빨리(10일가량) 당겨 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셈"이라고 했다.
AI로 구현한 영주시 구제역 백신 접종 대상 및 항체 형성률 도표. 권기웅 기자
영주에서 이번 접종 대상은 소 일부(4만9천789마리)를 제외하고 소 4만7천369마리, 돼지 8만5천585마리, 염소 4천158마리 등 총 13만7천112마리(1천425호)다. 다만 △예방접종 후 4주가 지나지 않은 가축 △도축 출하 예정일 2주 이내 가축은 제외된다. 임신 말기(7개월~분만일) 소는 농가 신청 시 접종 유예가 가능하다.
백신접종 지원은 농가 규모에 차이가 있다. 소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와 염소 사육농가에는 백신을 무료로 공급하고 공수의사 접종을 지원한다. 소 50마리 이상 전업농가는 백신 구입비의 50%를 지원하고 공수의사 접종 지원도 병행한다.
김 원장은 "현재 항체 형성률이 소 98.4%, 돼지 85.2%, 염소 79.6%로 집계돼 평균 94.3% 수준"이라며 "특히 염소는 관리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이 있어 접종·재접종이 흐트러지지 않게 동선과 인력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내에선 고병원성 AI도 잇따라 발생해 방역당국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일과 12일 봉화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10일에는 성주 육용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에는 봉화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추가로 확진됐다.
지난 23일에는 경북 성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농가의 신고를 받고 검사를 실시한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도는 농장에서 사육 중인 산란계 25만여 마리에 대해 긴급 살처분을 실시하고, 인접 지역인 경남 합천과 거창 등의 산란계 농장 및 관련 업체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재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확인검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판정까지는 1~3일 정도 소요된다.
권기웅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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