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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보성의 야구칼럼] 프로야구의 감독과 코치

2026-02-27 06:00
천보성<전 삼성라이온즈 선수·전 LG트윈스 감독)

천보성<전 삼성라이온즈 선수·전 LG트윈스 감독)

가을야구가 끝나면 프로야구는 감독, 코치, 선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잔인한 시기가 찾아온다. 계약만료에 따라 감독과 코치들의 해임 통보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많은 선수들이 퇴출 또는 방출이 되기도 한다. 야구 하나로 살아온 젊은 선수들은 창창하게 남은 삶을 생각할 때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하다. 다 큰 자식들을 둔 감독 코치들도 갑자기 그만두면 생활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야구를 잘하는 주전들은 널널할 것 같지만 그들도 트레이드라는 결코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 기다린다. 그래서 팀 전체가 이래저래 심란하다. 퇴출이 된 어떤 선수는 부모님과 통화를 하다가 대성통곡을 하기도 한다.


허구연 KBO총재는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에 가려 입을 다물지만 "한 해에 몇백 명씩 은퇴하는 선수들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필자도 선배야구인으로서 이런 가슴 아픈 현실을 오래 보아왔고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현실이 참 부럽다. 일본은 선수들이 야구를 하다가 그만두면 고만고만한 직장에서 서로 데려간다. 먼저 데려가려고 싸움도 한다. 야구가 인기 스포츠라는 탓도 있겠지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야구선수를 좋아하는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이런저런 힘든 시기가 지나고 팀 전력이 확정되면 시즌 시작 전까지는 마냥 즐거운 허니문 기간이 계속된다. 바로 요즘이 그런 시기다. 격려 삼아 연습경기를 둘러보노라면 감독과 코치들은 하나같이 자기 팀 자랑에 입이 마른다. 무슨 놈의 20승 투수가 그리 많은지, 그들의 투수 자랑을 듣고 어림잡아 손을 꼽아봐도 100승 이하의 팀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뻥튀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LG트윈스가 85승으로 우승을 했다. 그러니 100승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아무리 지적을 해도 고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감독과 코치의 직업병일까. 다들 우승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꿈은 시즌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시범경기만 시작되어도 산산조각이 난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짝사랑을 장착하고 시즌을 기다린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선수들의 락커룸을 둘러보면 감독실과 코치실, 선수실이 따로 되어 있다. 감독과 코치는 부부라고 한다. 의견충돌이 있더라도 서로 다정해 보여야 한다. 아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아빠 엄마의 사이가 행복한지를 안다. 선수들도 그렇다. 그래서 더욱 그렇게 보여야 한다.


코치학개론에 코치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오래 가져야 한다고 했다. 감독도 코치의 마음가짐을 오래 가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이 참 어렵다. 밥 먹을 때 보면 알 수 있다. 시즌 중 게임이 끝나면 밤 10시가 넘는다. 허기가 진 선수들은 승패 관계없이 밥을 잘 먹는다. 젊은 코치들도 식욕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도 코치들은 선수들과 달리 감독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감독은 경기에 지면 화가 나서 밥을 잘 먹지 못한다. 이겨도 밥이 잘 안 넘어간다. 그래서 감독은 밥 잘 먹는 코치가 무조건 밉다.


프로야구계의 승부사 김성근 감독은 경기에 부진한 선수와 코치들에게 식사도 거르게 하고 새벽까지 자주 특훈을 시켰다. 젊은 선수와 코치들은 배가 고파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우승제조기 김응룡 감독도 경기에 지면 코치들이 엄청나게 힘들었다.


예외도 있다. 강타자 출신 박영길 감독은 늘 승패에 관계없이 식사를 잘했다. 당연히 코치들에게 인기가 최고였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경기에 지면 코치들은 추가밥을 시키면 안 된다. 그리고 감독, 구단관계자, 기자들과 골프를 칠 때 스코어를 잘 내면 안 된다는 우스개가 아직까지 자주 들리고 있다.


여담이지만 연습 때 잘하는 선수와 시합 때 잘하는 선수가 따로 있는 것 같다. 아마추어 5연타석 홈런이란 세계신기록을 가진 강기웅 선수는 연습 때면 언제나 죽을 쑨다. 현 대표팀의 류지현 감독도 그렇다. 개막 전에는 아무리 던져도 공이 1루수까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시즌만 시작 되면 두 선수는 펄펄 난다. 그런 것을 꿰뚫어 보는 것도 감독과 코치의 몫이다. 참으로 어려운 것이 감독과 코치라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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