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개막 ‘PID 2026’ 현장 가보니
K-컬처 붐에 외국인 참관객 붐벼
AI·친환경 장착 지역기업들 저력 과시
4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열린 '2026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 개막식에서 모델들이 '이요티 바이 에스트로브(IYOTY by Estherlobe)' 컬렉션을 선보이며 런웨이를 걷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6일까지 열리며 친환경·고기능성 소재와 AI 패션테크 등 섬유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가만히 계시면 로봇팔이 다양한 각도로 작품을 만들어 드립니다."
4일 오전 10시30분쯤 대구 엑스코 서관. 로봇팔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참관객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피지컬 AI 기반의 이 로봇은 스스로 피사체를 인식해 자율주행하며 다양한 각도의 연속 촬영을 이어갔다.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이내 상세 페이지가 생성돼 자동으로 이미지 배치부터 디자인, 카피라이팅까지 제작됐다. 이날 체험존을 운영한 스튜디오랩 손종호 매니저는 "사진 촬영부터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단 30초면 된다. 대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2026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가 열린 이날 엑스코 서관은 'K-패션'을 체험하려는 수많은 외국인 참관객들로 붐볐다. 전통 섬유를 넘어 친환경·고기능성 소재, 하이테크 첨단섬유, AI 패션테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솔루션들이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날 박람회의 주요 화두는 역시 AI였다. 올해 처음 마련된 'AI 테크관'에서는 얼굴형이나 체형, 퍼스널컬러 분석으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하는 'AI 스타일링 피드백 체험'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AI 기반 섬유기술 자문 서비스 'TEX-AI' 체험도 인기였다. 가상공간에서 실물 원단과 유사한 원단을 설계하는 가상 원단 설계 솔루션과 3D 의상 구현 연계 시스템 등은 섬유·패션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4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열린 '2026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AI 로봇 사진사를 활용한 패션 화보 촬영을 체험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6일까지 열리며 AI 패션테크와 친환경·고기능성 소재 등 섬유산업의 미래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섬유패션산업의 종가답게 지역기업들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친환경 섬유로 글로벌 3대 인증을 보유한 원창머티리얼은 아웃도어 및 다운재킷용 나일론 직물 원스톱 솔루션을 선보였다. 안정욱 영업본부장은 "폴리에스터를 잘하는 곳은 많지만, 나일론을 잘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 많지 않다. 이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곤룡포 굿즈 제조사로 유명한 CMA 글로벌 부스에는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와 굿즈를 내놔 외국인들의 발길이 몰렸다. CMA 글로벌 김영선 대표는 "곤룡포 제조사로 알려지며 해외 매출이 급등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80%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초경량 박지섬유 기술력 국내 1위 기업인 덕우실업 부스에도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의 백미는 단연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이었다. 올해 패션쇼에 오르는 의상은 100% 지역 직물로 만들어져 상생의 가치를 실현했다. 개막식 직후 펼쳐진 이요티 바이 에스트로브의 쇼는 화려하고 감각적이었다. 노란 런어웨이와 대비되는 아방가르드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의 시원한 워킹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런웨이와 인접한 부스에서는 실제 런웨이에 오른 모델들의 의상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개막사를 통해 "과거에 비해 쇠퇴했다고 하지만, 섬유산업은 여전히 지역 제조업의 17%를 차지하는 주력 업종"이라며 "작년 대통령이 엑스코를 찾아 섬유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이후 대구경북 섬유업계는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제2의 르네상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혜와 참여·연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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