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보건소 관계자가 고령의 수급자 가정을 방문해 혈압 등을 체크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경북 의성군이 사회복지정책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위한 지자체의 자구적인 노력이 정부 '통합돌봄사업'과 맞물리면서 시너지까지 내고 있다.
의성군 복지정책 변화의 바람은 김주수 군수 취임 이듬해인 2015년 말부터 거세게 불었다. 첫걸음은 사회복지 수요 파악과 지원정책 수립·추진 등을 위한 자료를 축적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군은 18개 읍·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주민이 수혜자를 돌보는 형식의 공동체 활성화에 주력하는 한편, 보건의료 분야인 만성질환관리·치매예방·정신건강서비스 등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 사회적 비용과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병행 추진했다.
이런 변화는 시대의 흐름과 무관치 않았다. 과거 농촌 지역사회 보장시스템은 가족과 이웃 중심의 돌봄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공동체 기능이 점점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홀몸 어르신과 노인 부부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인해 돌봄 공백과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동안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공공사회복지를 확대하는 추세에 있었지만, 도시에 비해 관련 인력과 인프라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농촌지역 처지에서는 각종 정책이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었다.
의성지역자활센터 관계자가 고령의 수급자 가정을 방문해 밑반찬(4종)을 전달하고 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이에 의성군은 지역 맞춤형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의성읍과 금성·봉양·안계면 등 거점지역을 제외한 오지 마을 주민과 고령자 등의 교통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했다. 이런 노력은 시설 중심에서 방문·이동형 서비스로의 전환하는 정책 혁신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찾아가는 복지 상담 △방문간호 △이동형 복지차량 운영 등의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장애인 등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은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2023년 보건복지부가 시범 추진한 통합돌봄 사업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
사업 시행 첫해 의성군은 서비스 발굴과 실적관리 방법 구현, 수행기관 선정 등 돌봄체계 형성에 집중했다. 2024년에는 △수행기관별 서비스 수행률 관리 △자부담 부과방식 확정 △근거 조례 제정 등을 기반으로 '돌봄 플랫폼(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마을)'인 민-민 상시 돌봄체계도 시작했다.
돌봄 체계의 내실화가 다져지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조직 개편까지 단행했다. 전담 부서인 통합돌봄과를 신설하는 한편, 수혜자의 전자바우처 정보를 기반으로 한 △소득 구간별 정밀한 자부담 부과 △대상자 만족도 분석 등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서비스 조건과 자부담 요건을 변경하는 등 지속가능한 사업 체계를 이루면서, 대상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광대 의성군 통합돌봄과장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의성만의 새로운 복지모델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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