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쉐프장인갈비의 대표 메뉴인 '양념구이+생갈비+칼집삼겹+꽃목살+닭갈비' 한판. 이승엽기자
고기만 먹고 나오기 미안한 고깃집이 있다. 소주 한병이라도 시키지 않으면 마음 한켠이 영 편치 않다. 싸도 너무 싸서다. 성인 남성 둘이서 배 터지게 먹어도 고작 3만원대. 심지어 맛있다. 고유가 시대에 돼지고기를 먹으러 차량으로 1시간30분 걸리는 포항까지 가는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다. 포항 남구에 있는 하쉐프장인갈비 얘기다.
하쉐프장인갈비는 이 동네에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무한리필 고깃집이다. 무한리필의 편견을 깨는 질 좋은 숙성고기로 까다로운 포항 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고기만 리필되는 게 아니다. 야채와 각종 밑반찬은 물론 떡볶이, 어묵, 탄산음료까지 모두 무한리필이다. 여기에 한강라면도 무료로 제공된다. "사장님이 미쳤어요"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고기 퀄리티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일반 고깃집을 뺨치는 수준이다. 칼집을 낸 삼겹살은 부드럽고 육즙이 입안에서 팡팡 터진다. 목살은 촉촉하고, 닭갈비는 누린내 없이 담백하다. 양념갈비는 간이 과하지 않아 입맛을 당긴다. 이 집의 '킥'은 생갈비다. 양념 없이 구워낸 담백한 맛은 육즙과 식감의 진가를 느끼게 해준다. 잡내 없이 고소한 풍미가 살아있다. 비결을 물어보니 이 집만의 숙성비법으로 연육해 부드러움과 감칠맛을 살렸단다. 이 정도 퀄리티의 고기를 무한리필로 제공해주신 사장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가게가 쾌적하고 주차장도 넓어 단체 회식 장소로도 제격이다. 고기와 곁들일 사이드 메뉴 수준도 훌륭한데, 가쓰오부시로 맛을 낸 폭탄계란찜은 꼭 드셔보길 권한다. 뚝배기 가득 부풀어 오른 계란찜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해달을 닮은 사장님의 특별한 친절함은 수많은 돼지고기 맛집을 뒤로하고 이 집을 찾게 만드는 이유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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