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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제조기업, 기술에 디자인을 입히다

2026-03-08 17:23

제품 기획부터 브랜딩·뉴미디어까지 전 과정 원스톱 밀착 지원
참여 기업 만족도 98.1%…매출 증대·229개 일자리 창출 등 ‘성과’

무인항공기(드론) 전문 제조기업인 리하이사의 50㎏급 군사화물수송 드론.  산업디자인 관점에서 구조적 경량화 등을 거쳐 기능성과 심미성을 강화했다. <경북도 제공>

무인항공기(드론) 전문 제조기업인 리하이사의 50㎏급 군사화물수송 드론. 산업디자인 관점에서 구조적 경량화 등을 거쳐 기능성과 심미성을 강화했다. <경북도 제공>

경주에 본사를 둔 드론 제조기업인 리하이는 지난해부터 군사용 드론 개발에 착수하면서 방산 산업에 최적화된 기체 디자인을 제작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북도의 디자인 지원사업 중 '신시장 창출형 원스톱 지원'에 참여한 리하이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고도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받았다. 특히 디자인 전문회사와의 매칭을 통해 리하이가 개발한 1차 시제품을 군사용에 적합한 디자인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드론을 실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홈페이지·홍보 영상 제작과 회사 소개서 작성 등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마케팅 지원도 이뤄졌다.


추혜성 리하이 대표는 "우리와 같은 기술 기반의 중소기업은 대부분 직원이 연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어 디자인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디자인이 단순히 미관뿐 아니라 드론이 잘 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조적 설계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디자인 전문 회사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업기계 및 농산물 가공기기 전문 제조기업인 경농산업사의 무인 농업용 방제기. 과수원과 같은 협소·복합 지형 환경에서도 정밀 방제가 가능하도록 디자인 적용·개발을 했다. <경북도 제공>

농업기계 및 농산물 가공기기 전문 제조기업인 경농산업사의 무인 농업용 방제기. 과수원과 같은 협소·복합 지형 환경에서도 정밀 방제가 가능하도록 디자인 적용·개발을 했다. <경북도 제공>

이렇게 완성된 시제품은 리하이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핵심 레퍼런스가 됐다. 그 결과, 리하이는 국내 벤처 투자사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제품·서비스의 시장 검증을 마친 뒤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위한 첫 대규모 자금 조달 단계)' 유치에 성공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딥테크 챌린지에 선정되는 성과도 거뒀다.


추 대표는 "디자인 지원 사업을 통해 확보한 시제품이 투자 유치나 공모 사업 발표 현장에서 리하이가 제작한 드론의 기술력을 입증받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기술력은 기업의 실력을 보여주는 기초 체력이다. 하지만 그 기술을 시장에서 각광받는 제품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은 결국 디자인의 몫이다. 디자인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투자 대비 매출 증대 효과가 높다.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은 수도권과의 디자인 인프라 격차와 제한된 인력·예산 탓에 디자인·브랜딩·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달 12일 기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 산업디자인전문회사 등록 현황에 따르면, 경북도의 산업디자인 전문 회사는 463개사로, 서울(6천286개사)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경북도는 지역 중소기업의 수요에 맞춘 체계적인 디자인 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브랜딩·마케팅·뉴미디어 등 다양한 맞춤형 사업을 추진해 디자인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북지역 제조기업들도 '디자인'이라는 새 엔진을 달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동 모빌리티 전문기업 <주>에스엠아이이노베이션의 유럽 수출용 초소형 전기차. 좁은 골목과 제한적인 주차 환경을 반영해 차체 설계를 작게 하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적용했다. <경북도 제공>

전동 모빌리티 전문기업 <주>에스엠아이이노베이션의 유럽 수출용 초소형 전기차. 좁은 골목과 제한적인 주차 환경을 반영해 차체 설계를 작게 하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적용했다. <경북도 제공>

◆시장조사부터 마케팅까지 원스톱 지원


지난 2022년부터 경북도가 추진해 온 '경북도 디자인 산업 육성 프로젝트'는 도내 중소기업의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 4년간 총 52억원을 투입해 지역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지원이 이뤄졌다.


먼저 '신시장 창출형 원스톱 지원사업'으로 시장조사부터 전략상품 개발, 제품·브랜드 디자인, 시제품 제작,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통합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술 중심 제조기업이 디자인을 단순히 외형 요소가 아닌 경영 전략상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품 디자인 지원 사업'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제품 디자인을 개발하고, 디자인 목업(mock-up·실제품을 만들기 전 디자인 검토를 위해 실물과 비슷한 시제품을 제작하는 것) 제작 등을 지원한다. 기업의 경쟁 제품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를 통해 제품의 단순 외형 개선을 넘어 기능과 디자인을 융합한 전략상품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브랜드 디자인 사업'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개발과 패키지 디자인 등을 지원해 제품의 기능과 특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 실제 판매 촉진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도는 기업 및 제품의 핵심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홍보용 영상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영상디자인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온·오프라인 마케팅 채널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내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경북도 디자인 지원사업 수혜기업의 경제적 성과. <경북도 제공>

경북도 디자인 지원사업 수혜기업의 경제적 성과. <경북도 제공>

◆소상공인·디자인 전문 기업에도 지원


도는 제조기업 외에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디자인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디자인 애로해결 지원사업'은 로고 디자인, 홍보물 제작, 입간판과 같은 사인물 제작을 무상 지원해 소기업의 시장 안착을 돕고 있다.


또한, 지역 디자인 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디자인 전문 기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수도권과 디자인 인프라 격차를 좁히고, 지역 디자인 저변과 지역 디자인 산업 공급망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 사업은 전문가 멘토링, 디자인 상품 제작, 마케팅 지원을 통해 우수한 디자인 아이템을 보유한 관내 디자인 전문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에는 고품질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도 안착시켜 나가고 있다.


대경대 학생들이 경북도내 중소기업의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사업 참여교수와 협력해 웹 상세 페이지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대경대 학생들이 경북도내 중소기업의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사업 참여교수와 협력해 웹 상세 페이지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포항의 한 디자인 전문 기업은 지역 관광지를 활용한 굿즈인 '로블 시그니처 마그넷'을 개발해 전국 23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고, 누적 판매량 1만개를 돌파하며 지역 대표 관광 굿즈로 자리 잡기도 했다.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지원 체계도 구축했다. 대경대, 대구한의대 등 지역 대학과 협력해 약 70건의 웹 상세페이지 제작을 지원해 중소기업의 온라인 시장 진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대학생들은 디자인 실무 경험을 쌓고, 기업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해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포항 기반의 관광콘텐츠 전문 디자인 기업인 주식회사 나나리즘사의 시그니처 마그넷 굿즈. 전국 관광지의 랜드마크를 상품화했다. <경북도 제공>

포항 기반의 관광콘텐츠 전문 디자인 기업인 주식회사 나나리즘사의 시그니처 마그넷 굿즈. 전국 관광지의 랜드마크를 상품화했다. <경북도 제공>

◆수혜 기업 수요 맞춰 올해도 다양한 사업


디자인 지원 사업에 따른 성과는 실제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사업 수혜 기업 성과조사 결과 2024년 참여기업의 총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8.6% 증가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2024년 기업경영분석' 기준 국내 중소기업 평균 매출 성장률(-0.26%)보다 8.86%p(포인트) 높은 수치로, 디자인 지원이 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사업 참여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다. 경북도에 따르면, 수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평가에서 디자인 품질 및 전반적인 사업 만족도는 98.1%를 기록했다. 2024년 기준 229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도 지원사업의 대표적 성과다.


올해도 경북도는 여러 분야에서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디자인 지원과 디자인 전문 기업 육성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K-글로벌 프론티어 원스톱 지원'으로는 경북지역 주력산업인 첨단산업 업체에 가점을 부여해 상품기획·디자인·마케팅 등을 원스톱 지원한다. 브랜드 디자인 지원 사업의 경우, '마켓온 브랜드&패키지 디자인 지원'으로 이름을 바꿔 샘플 제작까지 가능하도록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뉴미디어 디자인 지원'을 통해선 릴스, 홈페이지 제작, 인터페이스, 카탈로그 제작까지 수혜 기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다각화한다. '디자인 애로해결 지원'은 증가하는 수요에 발맞춰 모집 기간을 상·하반기로 나눠 추진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디자인은 중소기업의 기술에 가치를 더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라며 "앞으로도 경북 기업들이 디자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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