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교육부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 발표
이어드림 통해 민원 제기 및 학교장의 교권 침해 ‘긴급조치권’ 권한
교사 및 학부모 “새 규정 따른 업무 경감 및 민원 감소 크지 않을듯”
학부모의 민원 전화에 고민에 빠진 교사의 모습. <그래프(김종윤)=생성형 AI>
3월 새 학기부터 학부모가 교사 개인 연락처로 직접 연락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가 금지됐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올해 초 '학교 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학부모와 교사 간 사적 연락을 차단하고, 온라인 학부모 소통 시스템인 '이어드림'을 통해 민원을 접수하도록 한 것이다. 또 학교장은 교사의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할 경우 교사와 학생을 분리할 수 있는 '긴급조치권'을 갖는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지역에서는 이와 관련한 제도가 일부 이미 시행 중이다. 대구시교육청은 2019년부터 학부모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교원안심번호서비스'를 도입했다. 각 교실에 내선번호를 부여해 학부모와 전화나 문자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고, 학교 밖에서도 교사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되지 않은 채 연결되는 기능을 갖췄다. 교사가 원하는 시간에만 응대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지난해부터는 학교별 민원대응팀도 꾸려 악의적이거나 반복적인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교사들은 이런 제도가 실제로 민원 부담과 업무를 줄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당장은 개인 연락을 받지 않을 수 있더라도, 결국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주체는 담임교사일 수밖에 없어 체감되는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에서 근무하는 초·중·고 교사는 모두 1만9천82명으로, 초등 8천52명, 중등 5천75명, 고등학교 5천955명이다.
안영빈 전교조 정책실장은 "학부모 민원을 즉시 받지 않는다는 차이만 있을 뿐, 결국 학생의 담임교사가 민원을 처리하고 책임져야 하는 구조여서 교사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기는 어렵다"며 "학교 차원의 대응이 가능해졌다고는 하지만, 크고 작은 민원의 최전선에는 여전히 담임이 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시각은 엇갈린다. 대체로 학교를 믿고 불필요한 민원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지만, 자녀와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일정 부분 교사와 직접 소통할 통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희정(44)씨는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자녀 문제로 학교에 연락해야 할 일이 생겨도 긴급 상황이 아니면 근무 중 바로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며 "주변을 보면 예민한 학부모들은 사소한 일에도 교사에게 부탁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규정이 생긴다고 해서 현장에서 크게 달라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한 직원은 "이번 제도 개선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민원이 발생할 수 있고, 정당한 학부모 의견 개진 또한 중요한 권리인 만큼 교사의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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