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량가스 분출에 따른 안전 문제로 철거 쉽지 않아
미디어 아트 등 대안 구상도 예산 확보 힘들어
포항 철길숲 불의 정원의 불꽃이 꺼진 채 방치돼 있다.
포항 철길숲의 명물인 '불의 정원'이 불씨가 꺼진 채 1년 6개월째 방치돼 있다. 타오르는 불꽃으로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과거의 활기는 온데간데 없다.
'불의 정원'은 지난 2017년 철길숲 조성 과정에서 지하수 관정을 파던 중 천연가스에 불꽃이 옮겨붙으며 우연히 형성됐다. 이후 7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타오르며 포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가스가 점차 고갈되면서 2024년 9월, 자연스럽게 소멸 수순을 밟았다. 당시 포항시는 불꽃을 형상화한 조형물 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계획했지만, 미량 가스 분출 탓에 발목이 잡혔다.
문제는 이 자리를 흙으로 덮거나 철거를 동반한 부지 활용 공사를 진행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스 분출이 멈추지 않아 물리적인 정비 공사에 나섰다가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가스가 얼마나 더 남았는지 모른다는 지점이다. 불의 정원 조성 초기엔 5~10년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사됐지만, 가스가 바닥나는 시점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에 포항시는 물리적인 불꽃 대신 빛으로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는 '미디어 아트'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마저도 초기 설치 및 유지 보수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성진 포항시 그린웨이운영팀장은 "미량의 가스가 계속 분출되고 있어, 새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공사를 진행하기에는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과거의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미디어 아트 형식으로 공간을 꾸미는 방안을 그나마 유력하게 계획하고 있지만, 투입되는 예산이 워낙 많아 부서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전준혁기자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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