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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암석 도석으로 빚어낸 ‘청송백자’ 대중화 시대 연다

2026-03-18 22:42

청송군, 2028년까지 75억 투입...백자 관광 거점 공간 조성
관광객 한 공간에서 체험 가능, 주왕산 연계 관광 상품 추진

청송백자를 통한 관광 거점 공간 조성사업 종합 현황표<청송군 제공>

청송백자를 통한 관광 거점 공간 조성사업 종합 현황표<청송군 제공>

경북 청송의 주산인 주왕산 자락 밑에는 관광객들이 휴양·체험·관광을 즐길수 있는 복합 공간이 조성돼 있다. 주방천과 용전천 사이에 위치한 주왕산 관광단지다. 관광단지에는 한옥숙박체험 시설인 '민예촌', 희귀한 청송꽃돌을 전시한 수석꽃돌박물관과 함께 유교문화전시체험관이 자리한다. 전시체험관에서는 유교문화 뿐만 아니라 단아한 미를 뽐내는 청송백자도 만날 수 있다.


주왕산면 하의리 유교문화전시체험관 2층 청송백자 전시판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백색의 단정한 그릇들이 눈에 들어온다. 군더더기 없이 얇고,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 그릇들이 빼곡히 놓여 있다. 전통 문양을 품은 백자 곁에는 현대적 감각의 생활자기도 나란히 자리한다. 오래된 유물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실생활에서 쓰이는 생활용품이다.


청송백자의 힘은 단순히 '옛 그릇'이라는 데 있지 않다. 다른 백자가 대체로 흙을 빚어 만드는 것과 달리, 청송백자는 유백색의 돌인 '도석'을 빻아 만드는 국내 유일의 백자다. 이 때문에 그릇 벽이 유난히 얇고 가벼우면서도 은은한 빛을 띤다. 실용성과 미감을 함께 갖춘, 청송만의 독보적인 도자 문화인 셈이다. 여기에 청송 도석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희귀 지질 자원과 맞닿아 있어 청송백자의 가치는 공예를 넘어 지질·문화유산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된다.


'마지막 사기대장'으로 불린 고(故) 고만경 옹의 손끝에서 명맥을 이어온 청송백자는 청송군의 재현 사업과 2009년 청송백자전수관 개관을 계기로 현대적 계승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금은 젊은 장인들이 그 불씨를 받아 전통 백자를 오늘의 생활자기로 다듬고 있다. 청송백자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이자 문화로 평가받는 이유다.


청송군 유교문화전시체험관 2층에 마련된 청송백자 전시판매장 내부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청송백자 생활자기가 전시·판매되고 있다.<정운홍기자>

청송군 유교문화전시체험관 2층에 마련된 청송백자 전시판매장 내부에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청송백자 생활자기가 전시·판매되고 있다.<정운홍기자>

청송백자는 이미 오래전 이 지역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었다. 예부터 가마에서 그릇을 꺼내는 날은 '점(店)날'로 불렸다고 한다. 과거 도자기를 굽는 가마터를 '사기점(沙器店)' 또는 '백자점'이라고 불렸는데 제작 공간과 판매 공간이 결합된 형태에서 유래된 용어다. 점날이 다가오면 각지의 등짐장수들이 먼저 몰려와 단지밥을 지어 먹으며 순서를 기다렸고, 장사꾼과 주민들까지 가세해 마을은 장터이자 축제장으로 들썩였다. 그렇게 실려 나간 청송백자는 경북 북부는 물론 포항과 영천, 멀리는 강원도까지 퍼져나갔다. 고위층을 위한 백자가 아니라 서민의 밥상과 일상을 떠받친 생활백자였다는 점은 청송백자의 또 다른 특징이다.


청송군이 추진 중인 '청송백자 관광거점공간 조성사업'은 바로 이 역사와 희소성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는 작업이다. 윤한성 청송백자전수관 관장은 "청송백자도예촌은 역사·전시·판매·체험을 한 공간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곳인 만큼, 관광거점이 조성되면 청송백자의 가치와 방문객 체류 효과를 함께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군은 주왕산면 하의리 842번지 일원에 2025년부터 2028년까지 75억원을 들여 '청송백자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청송백자 전시·체험관(630㎡)을 새로 짓고, 제작공방도 확장한다. 여기에 레지던스 공방과 주민 물레 교육장, 현대식 가마(230㎡), 주차장(30면)도 함께 들어선다. 분산돼 있던 제작·전시·체험 기능을 한데 묶어 청송백자를 보고·빚고·사고·머무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공간 구성도 분명하다. 전시체험관과 제작공방, 중앙광장과 조각공원, 민예촌과 주막 공간이 서로 이어지도록 하나의 동선으로 짰다. 한식 기와와 전벽돌 치장쌓기 등 전통적 외관 요소를 살리면서도, 내부는 체험과 전시·교육 기능을 담아내기로 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주왕산과 주산지로 이어지는 기존 관광축에 '청송백자'란 체험형 콘텐츠가 하나 더해지는 셈이다.


현장에서 살펴본 청송백자는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이 가치를 얼마나 넓고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느냐다. 흙이 아닌 돌로 빚는 국내 유일의 백자, 500년 동안 서민의 삶을 떠받쳐온 생활자기, 젊은 장인들이 이어가는 살아 있는 전통기술. 청송이 이같은 자산을 '백자의 숲'을 통해 제대로 묶어낸다면, 청송백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청송백자 도예촌에 사기움과 사기굴이 자리해 있다. 이 곳은 향후 청송백자 관광거점공간 조성사업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정운홍기자>

청송백자 도예촌에 사기움과 사기굴이 자리해 있다. 이 곳은 향후 '청송백자 관광거점공간 조성사업'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정운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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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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