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감액으로 올해 미개최 확정
전문가 포럼 등 재점검 후 내년 개최 예정
지난해 열린 '2025 파워풀 대구 페스티벌 축제'에서 필리핀의 크납삭 댄서즈팀이 파워풀 퍼레이드에 참가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대표 축제로 매년 5월 중구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펼쳐지던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이 올해 열리지 않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의 올해 개최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에 40여년간 이어온 시민축제의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시는 축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내실을 다지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내년에 다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은 1977년 '대구시민축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린 뒤 달구벌축제·컬러풀대구페스티벌·대구컬러풀페스티벌 등 명칭을 달리해 왔으며, 2022년부터 현재의 명칭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심 한복판을 무대로 한 대규모 거리예술·퍼레이드 축제로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아 왔다. 시비 18억원이 투입된 지난해 축제 땐 국내외 124개 팀, 4천400여명이 참여한 퍼레이드를 비롯해 거리예술제·부대행사·파워풀마켓 등이 진행됐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올해 축제가 멈춰 선 결정적 원인은 예산이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2026년도 본예산 세입세출예산 사업설명서'를 보면 파워풀대구페스티벌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성(총사업비 154억원), 대구오페라하우스 리모델링(총사업비 197억원) 등 대형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당초 대구시 실무 부서에서는 지난해보다 2억원 증액된 20억원의 예산을 검토했으나, 예산담당관실과의 협의 과정에서 절반인 10억원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8억원이나 줄어든 예산으로는 축제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올스톱'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축제 폐지가 아닌 '일시적 조정'임을 강조했다. 대신 내년도 축제 준비를 위한 '대구대표축제 준비금'이라는 명목으로 3천7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예산은 시민축제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향후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 시민 요구 수렴과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시민축제 기획단 운영 등에 투입된다.
이현미 대구시 문화콘텐츠과장은 "선거철 홍보 제약, 축제 정체성에 대한 이견 등이 나오는 상황이었고 또 웹툰센터 건립, 오페라하우스 리모델링 등에 필요한 예산이 많았다"며 "예산실과의 협의 결과로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작년 규모의 축제는 어려우니 이 시기에 점검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내년 축제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 축제 준비를 위한 포럼 예산을 반영해 둔 상태로, 오는 4월부터 전문가 포럼과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더욱 강력해진 내년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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