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힘 컷오프에 따른 득실 계산 분주
지역 민주당 인사들 낙관론 경계
김부겸 전 총리 등판 앞두고 보수 텃밭 표심 향방 주목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총괄선대위원장 신분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남일보DB>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공천 배제)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선거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2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간판을 걸고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A씨는 "출마를 채비 중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정부·여당과의 협력을 통해 대구 발전을 위한 핵심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도 "다만 국민의힘이 기존에 없던 신선한 인물이나 이름값이 높은 후보를 공천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당초 민주당 일각에선 '강성 보수' 이미지를 가진 이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가 될 경우, 김 전 총리가 중도층을 흡수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정작 이 전 위원장이 컷오프되자, 오히려 국민의힘을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후보를 공천 배제한 것은 마치 '밀실 공천'처럼 비칠 수 있어서다.
지역 민주당 인사들은 김 전 총리의 상대로 국민의힘 어느 후보가 낙점되더라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출마예정자 B씨는 "'김부겸 등판'이 가시화되자 국민의힘 공관위가 '선수 교체'로 머리를 쓴 것 같다"며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선 여론조사 상위권 후보를 배제하면서 '결국 공관위가 찍어주는 후보를 선택하라는 것 아니냐'는 반감이 있고, 이에 보수층의 투표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또 그는 "지역 여론이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지 않은 기류는 있지만, 그것이 실제 표로 이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출마예정자 C씨는 "TK에서 바닥 민심을 잡기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 김 전 총리가 하루 빨리 나와서, 시간을 좀 더 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직자 D씨도 "냉정하게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45대 55로 (민주당이) 진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고 난 뒤 김 전 총리가 출마하는 그림이었으면 더 좋겠지만, 선거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민주당의 상당수 인사들은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민주당으로선 불리할 게 없지만, 실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김 전 총리도 무소속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대구시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누가 되는지와 무관하게 우리는 전략대로 갈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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