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긴장감이 최고조다.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지 않을 시 초토화하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이 다가왔지만, 이란은 여전히 강경 대응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4주째 접어든 중동전의 출구가 보이지 않으면서, 4차 오일 쇼크마저 엄습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금융시장을 비롯한 국내 산업도 휘청댄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한때 1,510원을 웃돌며, 1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친다. 고유가, 고환율의 '더블쇼크'가 국내 실물경제를 본격적으로 휩쓸고 있는 국면이다. 물가와 금리가 우상향을 그리면서 서민들은 기름값에 이어, 이자 부담, 밥상 물가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여기다 국내 산업도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동 뱃길이 끊기면서 석유화학의 핵심원료인 나프타는 물론, 비료용 요소 수급에 차질을 빚어서다. 산업 현장에선 '4월 셧다운'을 걱정한다. 이렇게 되면 플라스틱, 차, 건설, 전자 등 모든 산업을 강타하는 국가적 공급망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벌써 대구에서도 쓰레기봉투마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25조 원 규모의 긴급 추경과 물가 관리라는 '복합처방'에 나선 건 적절해 보인다. 문제는 위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른다는 데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교한 상황 파악과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원유 수급망 안정부터 꾀해야 한다. 공급망 불안 심리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더 확산할 수 있어서다. 또 과감하게 에너지 다이어트 정책 도입과 함께 취약 계층 지원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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