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시 11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가 진화된 후 소방헬기가 풍력발전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선회 비행을 하고 있다. 남두백 기자
경북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비중이 국내 전체의 25%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생에너지 확대 흐름 속에 동해안과 북부 산악권에 풍력발전단지가 빠르게 늘었다. 최근 잇따라 발전기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노후 설비 안전관리와 점검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에서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는 9개 시·군 222기다. 지역별로는 영양이 98기로 가장 많다. 이어 영덕(35기), 경주(24기), 의성(15기·군위 7기), 울진(15기), 봉화(14기), 포항(8기), 영천(7기), 청송(6기) 순이다. 군위에 위치한 발전기 7기는 의성에서 관리한다.
국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875기(한국풍력산업협회 2024년 말 기준·해상풍력기 75기 포함)인 것을 감안하면 경북에 25.37%가 집중돼 있는 셈이다. 경북의 풍력발전은 해안과 고지대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고, 최근에도 신규 단지가 더해지며 규모를 키워 왔다.
발전기 도입 시점을 보면 적지 않은 설비가 이미 장기간 가동 중이다. 영덕 풍력은 2005년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가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고, 영양은 2009년 맹동산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 2017년, 2020년, 2023년까지 여러 단지가 잇따라 들어섰다.
경주는 2012년과 2017년, 울진은 2019년, 청송은 2020년, 봉화는 2024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 이후에는 의성·군위권 풍력 15기가 추가되며 최근 증설 흐름을 이어갔다.
상업용 풍력발전기의 내구연한은 통상 20~25년 정도다. 부품 소재 개선과 유지보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 설치되는 대형 발전기들은 내구연한 목표가 2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얼마나 꼼꼼하게 유지보수(O&M)를 진행하는지에 따라 실제 수명이 달라지고, 기둥(타워)은 그대로 두고 날개(블레이드)와 내부 발전기 등 핵심 부품만 최신형으로 교체해 수명과 효율을 다시 늘리는 '리파워링(Repowering)' 작업으로 보수가 이뤄지기도 한다.
풍력발전기 안전관리는 단순한 외관 확인에 그치지 않는다. 현행 기준상 풍차·발전기 계통은 4년 이내 정기검사 대상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자주 점검이 이뤄진다. 운영 과정에서 블레이드와 타워, 제동장치, 볼트 체결 상태, 전기계통 등을 수시로 살피고 이상 진동이나 과열, 제어장치 이상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식이다.
앞서 영덕군은 지난해 5월 안전점검을 위해 풍력발전기 점검업체 2곳을 선정해 안전점검을 맡겼고, 당시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영덕에서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진 뒤 정부에서 동종 설비와 노후 풍력발전기 80기에 대한 특별점검에 들어갔으나, 이날 발전기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장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정운홍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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