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내 발전기 1기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진 사고는 잇단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사전 예방하지 못한 '예고된 참사'였다. 그동안 울린 경고음 대부분은 '노후화한 시설'에서 비롯됐다. 지난달에도 풍력발전기 1기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그때 안전관리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었지만 어떠한 경각심도 갖지 못했다. 같은 사고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화재 원인과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최적의 사후 조치가 가능하다. 안전은 '기술' 이전에 '준비'의 문제다.
불과 10개월 전 안전진단에서 모두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니 의아할 따름이다. 점검체계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왜 멀쩡했던 구조물이 접혀 쓰러지고 불이 날까' 하는 의문은 우문이다. 사실 멀쩡하지 않았다. 겉핥기에 그친 안전진단이 그 사실을 잡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단순한 개별사고가 아니라 '시설 노후화'가 원인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구조적 문제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2005년 상업운전 후 20년이 지나서도 초기 세대 설비로 운전 중이라고 한다. 이건 방치다. 부품의 피로 누적과 성능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내구연한이 20~25년이라니 안전 진단과 부품 교체에서 나아가 전면적인 설비 교체까지 검토할 시점이다.
경북지역 풍력발전기 비중은 국내 전체의 25%를 웃돈다. 해안과 고지대를 중심으로 최근 빠르게 확대됐다. 그러나 안전 인프라 정책은 보급 속도를 따르지 못했다. 재생에너지는 미래 산업이다. 안전은 현재의 문제다. 에너지 전환은 속도만큼 안전이 중요하다. '안전한 친환경에너지'만이 신재생에너지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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