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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습격 ①] 플랫폼에 잠식 당한 숙박산업…“안 쓰면 손님 끊기고 쓰면 적자”

2026-03-25 21:14

예약 비중 90% 달해 앱 없이는 영업 불가
과도한 출혈 경쟁 우려 속 업주들 부담 가중

대구 숙박업 디지털거래 여부. 그래픽=염정빈 기자.

대구 숙박업 디지털거래 여부. 그래픽=염정빈 기자.

스마트폰 보급 이후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숙박업은 여기어때·야놀자, 요식업은 배달의민족·쿠팡이츠, 택시는 카카오T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을 맞았다. 이 플랫폼은 소비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하게 됐다. 이런 변화 속 자영업자들은 손님 유치를 위해 플랫폼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광고비와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장사는 되는데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용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이처럼 플랫폼이 기존 산업을 잠식하는 '플랫폼 습격'이 산업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영남일보는 지역 업종별로 플랫폼 확산에 따른 그늘을 짚어본다. 또 '대구로' 등 공공배달앱을 비롯해 플랫폼과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대구 숙박업의 전성기는 '2002년'이다. 관광도시가 아닌 대구는 국제행사 개최 시 숙박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당시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대구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리면서 숙박업소가 대거 들어섰다. 특히 동대구, 성서공단, 동성로 등 일대에 숙박업소가 집중됐다. 대구 숙박업소 장점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격 대비 좋은 시설이다. 그러나 이후 재개발과 상권 변화, 제한적인 관광 수요 등이 겹치며 숙박업소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6년 사이 늘어난 광고비·수수료


김재윤씨(가명·48·대구 수성구)씨는 2013년 대구 달서구 본리동에서 객실 28개 규모의 숙박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플랫폼이 지금처럼 시장을 장악하기 전이었다. 전화 예약과 현장 방문, 단골 손님 비중도 적지 않았다. 플랫폼 예약 비중은 약 50% 수준이었다. 광고비는 월 20만~30만원 수준에 불과했고 수수료는 10% 정도였다. 이후 김씨는 2016~2017년 사이 개인 사정으로 숙박업을 정리했다.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김씨는 6년 후인 2023년 다시 숙박업에 뛰어들었다. 대구 서구 내당동(35실)과 동구 신천동(30실) 두 곳을 임대해 운영했다. 그 사이 업계 환경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플랫폼을 통한 예약 비중은 90%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광고비를 비롯해 플랫폼 비용 부담도 크게 늘었다.


김씨는 상위 노출을 위해 월 300만 원 안팎의 광고비를 지출해야 했고 매출의 10%를 수수료로 추가 부담해야 했다.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플랫폼 관련 비용만 전체 수익의 40%를 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공과금과 인건비 등 운영비까지 더하면 사실상 남는 수익이 없는 구조였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9월 계약 종료와 함께 숙박업을 접었다. 세금, 인건비, 매출 감소에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커지면서 경영을 이어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는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영업자 입장에서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비용만 늘어 남는 것이 없다. 플랫폼 없이는 장사가 어렵지만 사용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과도한 광고비와 10% 수준의 수수료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광고비·수수료 급등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역 인근 숙박업소 거리 전경.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플랫폼 확산으로 대구 숙박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예약 대부분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면서 광고비와 수수료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없이는 영업이 어렵지만 사용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이중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2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구의 여관업은 601개다. 2021년 667개에서 2022년 626개, 2023년 631개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기타 일반 및 생활 숙박시설 운영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25개에서 2022년 105개, 2023년 254개, 2024년에는 322개까지 늘었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취사와 세탁이 가능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축법상 숙박시설이다.


플랫폼 의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여관업의 디지털 플랫폼 거래 비중은 2021년 약 25.3%에서 2022년 약 44.2%, 2023년 약 47.1%로 증가했다. 2024년에는 약 36.3%로 소폭 감소했다. 특히 기타 일반 및 생활 숙박시설은 2021년 약 64%에서 2024년 사실상 100%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플랫폼 확산은 비용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에는 2008년 전후로 숙박 애플리케이션이 도입됐다. 초기에는 광고비나 수수료 없이 입점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12년쯤부터 광고비 체계가 본격 도입됐다. 당시에는 월 50만 원 수준이면 가능한 구조였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광고비는 월 44만 원에서 최대 580만 원까지 형성됐다. 평균적으로 업주들은 200만~300만 원의 광고비와 함께 10%를 수수료로 부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수익의 약 40%가 플랫폼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대구시 달서구 본리성당 뒤 모텔들. <영남일보 DB>

2010년 대구시 달서구 본리성당 뒤 모텔들. <영남일보 DB>

높은 경영부담에도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 광고비는 노출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비용이 높을수록 앱 내 상단 배치, 사진 확대, 쿠폰 제공이 가능해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진다. 결국 업주들은 고객 유입을 위해 높은 광고비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로 인해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등 기존 비용에 광고비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인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 업주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아고다, 트립닷컴 등 해외 숙박 플랫폼까지 가세하면서 플랫폼 의존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해외 플랫폼은 광고비는 없지만 15~25%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조다.


배상재 대한숙박업중앙회 대구시지회장은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광고비를 올릴수록 손님이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고가 광고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플랫폼을 쓰지 않으면 손님이 없어 어렵고 사용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 심화


숙박 플랫폼의 또 다른 문제는 '가격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플랫폼에서는 가격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동일 지역 내 업소 간 비교가 불가피하게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경쟁이 과열되며 결국 과도한 가격 인하 이른바 '출혈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업소 간 순위와 노출 경쟁을 유도하는 플랫폼 구조는 가격 인하 압박을 키우고 상위 노출을 위한 광고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2010년 대구시 달서구 모다아울렛 부근 모델들. <영남일보 DB>

2010년 대구시 달서구 모다아울렛 부근 모델들. <영남일보 DB>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산 서면의 경우 중심가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숙박 요금이 3~4만 원대에 형성돼있다. 이는 20년 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이다.


문제는 비용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객실 1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트 교체, 청소 인건비, 전기요금 등을 포함해 약 4만3천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결국 객실 판매는 이뤄지지만 실질적인 수익은 남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대구는 평일 평균 숙박 요금이 7만~8만 원이다. 아직까지 극단적인 가격 경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대구 역시 출혈 경쟁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우진 전국숙박업경영자협회 의장은 "플랫폼은 같은 지역 업소끼리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도록 만드는 구조다"면서 "이 과정에서 가격이 무너지면 결국 업주들은 수익을 낼 수 없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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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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