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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늦어도 괜찮아요”…구미 폐지 손수레 끌어준 천사들

2026-03-25 21:05

형곡중 이예준·이서준 군 300m 길 동행…‘선행은 돌아온다’


고아름(왼쪽부터)교사, 이서준 학생, 권기석 형곡중 교장, 이예준 학생, 원유준 교사. <박용기 기자>

고아름(왼쪽부터)교사, 이서준 학생, 권기석 형곡중 교장, 이예준 학생, 원유준 교사. <박용기 기자>

경북 구미에서 무거운 폐지가 가득 담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도운 두 중학생의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 속 '손수레 천사들'의 정체는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소년들이었다. 주인공은 구미 형곡중학교 1학년 이예준, 이서준 군이다. 둘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 사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하굣길 형곡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재활용품이 산더미처럼 쌓인 수레를 버겁게 끄는 할머니를 발견했다. 예준 군이 먼저 망설임 없이 다가가 수레를 밀기 시작했고, 우연히 마주친 서준 군이 힘을 보태며 300미터가 넘는 거리를 할머니와 함께했다. 두 학생은 할머니가 떨어뜨린 재활용품을 손수레에 싣고 정리하기도 했다.


할머니를 돕는다고 학원에 늦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예준 군은 "할머니가 무거우실 것 같아서 도와드렸어요. 학원에 10분, 20분 지각해도 괜찮으니까요. 시간은 많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즉답했다. 서준 군 역시 "집에 가서 밥을 먹고 학원에 가야 하는데 밥은 먹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선행은 평소에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들의 선행 뒤에는 올바른 가정 교육과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있었다. 조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예절 교육을 받았다는 예준 군과, 어릴 적부터 태권도장에서 예의를 몸에 익혀온 서준 군의 바른 심성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가수가 꿈이라는 예준 군은 "어려운 사람이나 아픈 사람을 돕고, 다른 친구들이 실수하지 않고 바른 길을 걷도록 안내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판사, 의사 등 꿈이 많은 서준 군 또한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고 선행을 먼저 베푸는 어른이 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본 교사들의 얼굴에는 깊은 애정이 가득했다. 서준 군의 담임 고아름 교사는 "늘 밝게 웃고 언제나 솔선수범해 돕는 아이라, 소식을 듣고 '서준이라면 그럴 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예준 군의 담임 원유준 교사 역시 "장난기가 있으면서도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늘 예의 바른 훌륭한 학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형곡중학교 권기석 교장은 "아름다운 선행을 본보기 삼아, 모든 학생이 타인을 배려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동생들아, 너희도 할 수 있으니까 꼭 해봐. 선행은 결국 돌아온단다." 두 학생의 마지막 말은, 성공만 좇으며 다른 이의 아픔과 고단함을 외면하는 데 익숙해진 어른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서준(왼쪽) 학생과, 이예준 학생이 손수레를 끌기 시작한 지점을 설명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이서준(왼쪽) 학생과, 이예준 학생이 손수레를 끌기 시작한 지점을 설명하고 있다. <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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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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