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엘·대동 등 자동차 부품 및 농기계 글로벌 수출 확대
이수페타시스 AI 특수, 엘앤에프는 삼성SDI 대규모 계약 체결 반등세
전통 제조업 중심에서 AI·2차전지 등 첨단 산업으로 지형 변화
이수페타시스, 대동 등이 위치한 대구시 달성군 달성1차산업단지 전경 . 영남일보DB
장기화되는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구 상장사 10개 기업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 숫자는 4년 만에 2배 늘어난 규모다. 대구 경제계는 지역 핵심 상장사의 외형 성장 비결을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꼽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 내수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 등 거대 해외시장을 직접 타격한 선제적 대응 전략이 기업의 생존을 넘어 1조 원대 외형 확장을 이끄는 강력한 돌파구가 됐다는 의미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은 대구의 오랜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업계다. 전기차 캐즘 등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에서도 에스엘과 피에이치에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향한 적극적 구애로 확장을 이뤄냈다. 에스엘은 단순 부품 수출을 넘어 북미와 인도 등 해외 주요 거점에 현지 밀착형 생산 및 연구개발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톱티어 램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사상 첫 매출액 5조원을 돌파하며 지역 기업의 경쟁력도 보여줬다. 에스엘과 더불어 피에이치에이·삼보모터스 등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진출에 발맞춰 북미 현지 공장 증설과 함께 생산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2차전지와 첨단 인공지능 산업의 희비 교차도 지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 2차전지 대장주로 불리는 엘앤에프는 2023년 4조6천억원대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던 매출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를 맞으며 2024년 1조9천74억원, 2025년 2조1천549억원으로 뼈아픈 조정을 겪고 있다.
반면, 그 빈자리를 인공지능(AI) 열풍에 발 빠르게 올라탄 이수페타시스가 메웠다. 엔비디아 등 북미 주요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이수페타시스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고다층 인쇄회로기판의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를 고스란히 기업의 매출 상승으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전통 제조업 중심의 대구 산업 지형도에 첨단 IT라는 새로운 시대적 색채를 성공적으로 입혔다. 엘앤에프도 반등의 낌새가 엿보인다.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최근 삼성SDI와 1조6천억원의 리튬인산철(LFP)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선진 시장을 개척한 대동과 티웨이항공의 비상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1위 농기계 기업 대동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중소형 트랙터 수출 물량을 폭발적으로 늘렸고, 최근에는 까다로운 유럽 시장까지 스마트 농기계 라인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중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중대형기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과감하게 확충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단거리 중심의 아시아 강자를 넘어 글로벌 항공사로 입지를 굳힌 것이다.
박병복 대구상의 조사홍보팀장은 "지역 상장사들의 매출액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지역 기업들의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 포트폴리오 등이 각 산업의 호황에 힙입어 긍정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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