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의료봉사 1만5천여명
건강비책 다룬 신간도 출간
박언휘종합내과의 박언휘 원장. <본인 제공>
"아마 세상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 중 한 명일 겁니다."
박언휘종합내과의 박언휘 원장이 수줍게 건넨 이 자조 섞인 고백 뒤에는 서늘할 만큼 뜨거운 사명감이 숨 쉬고 있다. 평일 야간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까지 반납한 채 청진기를 놓지 않는 그의 일상은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수행자의 고행과 닮아 있다. 내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한 방울이라도 더 닦아줄 수 있다는, 지독하리만큼 아름다운 절박함이 그를 깨우는 동력이다.
박 원장의 시계는 남들보다 일찍 돌고 훨씬 늦게 멈춘다. 그가 안락한 휴식 대신 진료실 불을 밝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개인의 영달이 아닌, '나눔의 화폐'를 빚어내기 위한 숭고한 노동이다. "잠을 줄여 한 명의 환자를 더 마주하면, 그만큼 누군가의 약값과 수술비가 마련된다"는 그의 말은 울림이 깊다. 실제로 그는 2005년 개원 이래 20년 넘게 매년 억대 규모의 독감 백신을 기부해왔다. 누적 기탁액은 벌써 25억원을 상회한다. 여유가 있어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자 스스로를 일터로 내모는 역설적인 헌신이야말로 박 원장이 걸어온 생의 궤적이다.
이토록 처절한 행보의 뿌리는 유년시절 고향 울릉도에 닿아 있다. 의료시설이 전무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스러져 가던 이웃들을 보며, 소녀 박언휘는 '가장 낮은 곳을 찾는 의사'가 되겠노라 맹세했다. 그 순수한 다짐은 성인이 된 후 소록도와 독도, 베트남과 필리핀의 오지까지 뻗어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지금까지 그의 손길을 거쳐간 환자만 1만5천여명. 2009년 장애인들과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올라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사건은 그가 가진 불굴의 인류애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의학적 성취 또한 눈부시다. 대한민국 노화방지 분야 '명인 1호'이자 7년 연속 100대 명의에 이름을 올린 그의 안티에이징은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기술에 머물지 않는다. 30년 임상 데이터를 집약해 정립한 그의 철학은 신체 나이만큼이나 사회적 관계의 건강함을 뜻하는 '소셜 에이지'의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시인시대'를 발행하고 장애인 예술단 '라온휠'을 이끄는 행보 역시, 병든 육체뿐 아니라 고립된 영혼까지 보듬어야 진정한 치유가 완성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최근 국제웰빙전문가협회 경력인문박사 1호로서 '행복학' 전파에 나선 박 원장은 여전히 배고픈 학습자이자 헌신적인 치유자다. "환자 한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다"는 그는 남은 생애 역시 진료실과 봉사현장을 오가는 '부지런한 행군'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기꺼이 연소시키는 박 원장. 그의 '이유 있는 혹사'는 각박한 시대에 의술이 나아가야 할 가장 따뜻하고도 준엄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한편 박 원장은 최근 100세 시대 건강의 본질을 다룬 신간 '의사가 알려주는 생로병사의 비밀'(북그루)을 펴냈다. 그는 신간에서 명예보다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비책으로 대단한 보약이 아닌 '소박한 식습관'과 '스트레스 관리'를 제시했다.
책은 현대인을 위협하는 인스턴트 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기가 막혀 죽겠다'는 표현이 의학적으로 스트레스와 어떻게 직결되는지 심층 분석했다. 특히 약에 의존하기 전, 매일 먹는 음식과 마음가짐을 통해 스스로 몸을 치유할 수 있는 실천적인 가이드를 담았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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