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한국 등에 LNG 장기 공급물량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이번 공급중단 선언은 최근 이란의 공습으로 '라스라판 LNG 생산 허브'가 큰 피해를 당한 데 따른 것이다. 우려한 대로 에너지 안보 위기가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한 달간 휴전에 돌입해도 중동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 파손이 심각, 원상회복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공급 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우리나라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카타르산(産) LNG 도입 비중은 14% 선이다. 정부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국민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려는 수사(修辭)에 불과하다. 수급은 현물시장에서 비싼 값에 구입하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LNG 값 급등이 문제다. 이는 국내 전기요금을 비롯한 물가 인상을 부추기는 최악의 악재다. LNG가 발전과 난방, 산업 전반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이 작지 않다.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제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전격 가동한 건 시의적절하다. 중동전쟁의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풀려도 공급 부족은 4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장 LNG와 원유 수급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가격은 심리적 요인이지만, 공급 부족은 실존적 위협이다. 실물경제 안정화 대책도 절실하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는 올 한해 내내 서민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참에 대중교통 이용 등 에너지 저소비 구조 대책도 요구된다. '에너지 천수답'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만큼, 에너지 구조 재편도 더는 미룰 수 없다. 화석연료 비중을 낮추는 대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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