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대구시장 선거가 막을 올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총리가 30일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사실상 여당 후보로 확정됐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이날 오후 5명의 후보들이 나서 시장경선 1차 비전토론회를 가졌다. 국민의힘은 공천배제된 주호영 의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강행의 변수가 남아 있지만, 후보 확정을 향한 경쟁의 장(場)은 펼쳐졌다.
선거에서 여야, 혹은 어떤 성향의 정치적 인물이 승리를 거머쥐는 가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대구의 미래 비전을 다시 그리는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산업경제에서부터 문화, 예술, 체육에 이르기까지 동력을 잃어가는 대구의 현실을 뼈저리게 돌아보고, 도시의 도약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이다.
선거는 말로부터 시작된다. 현란한 말들은 곧 아이디어이며, 그것이 구체화되면 비전과 정책이 된다. 난상토론이 대구 발전을 향한 진정한 급소가 어디인지, 우선순위를 가리는 포럼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김부겸 전 총리를 앞세운 민주당은 AI수도, 로봇산업, 공공기관 이전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힘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홍석준·이재만 후보도 신공항 정부지원, AI·로봇·빅데이터와 산업혁신, 반도체와 대기업 유치, 문화콤플렉스 건립, 도시공간 혁신을 쏟아냈다. 설령 낙마하거나 패배한 후보의 대구 비전도 승리한 대구시장의 책상 위에 올릴 때 선거란 치열한 경쟁의 장이 유의미한 빛을 발할 수 있다. 유권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호하는 인물과 비호감 후보 간의 선입견에 사로잡혀 정책의 깊이를 놓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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