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401020365282

영남일보TV

  • [스케치] 대선 후보 출마 방불케한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대구서는 TK 출마자 챙겨
  •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점검요원 3명 모두 ‘참변’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유기’…“존속 범죄로 인한 ‘극단적 결말’로 봐야”

2026-04-01 19:14

‘신천 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
피해자 작년 가출 신고 이력 확인
가족 내 폐쇄적 폭력 누적
사망·유기로 번진 뒤에야 수면 위로

대구 북부경찰서는 1일 50대 여성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에 유기한 혐의로 20대 딸과 사위를 붙잡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대구 북부경찰서는 1일 50대 여성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칠성동 신천에 유기한 혐의로 20대 딸과 사위를 붙잡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발생한 '신천 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과 관련해 50대 여성을 숨지게 한 피의자가 딸과 사위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위가 장모를 폭행해 살해하고, 딸이 이를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정 내 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일 경찰에 확인 결과, 대구 북부경찰서는 이날 50대 여성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존속살해·시체유기 등)로 20대인 딸과 사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대구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서 50대 여성의 시신이 담긴 캐리어가 발견됐다. 경찰이 DNA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그의 딸과 사위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지난달 18일 오전 딸과 사위가 주거지 인근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와 잠수교 인근으로 향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31일 저녁 딸과 사위를 긴급 체포한 뒤 이들로부터 A씨가 사위의 폭행으로 숨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사위는 진술 과정에서 "A씨가 시끄럽게 하고, 물건을 정리하지 않아서 폭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남편과 떨어져 딸과 사위가 거주하는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일단 금전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말다툼이 잦은 상태에서 사위가 A씨를 상대로 폭행을 가해 발생한 사건으로 추정했다. 사망 사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좁혀진 상태다.


이번 사건 피의자가 피해자의 딸과 사위로 드러나자, 가정 내 폭력이 누적된 끝에 드러난 존속 범죄들의 이면을 들여봐야 한다는 시각이 적잖다.


대구경찰청에 확인 결과, 최근 5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전체 살인 사건 중 존속살해 건수는 2021년 4건(전체 사건 24건), 2022년 4건(24건), 2023년 3건(23건), 2024년 6건(33건)이다. 대구지역 존속 폭행 건수는 2020년 85건, 2021년 96건, 2022년 83건, 2023년 98건, 2024년 98건으로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존속 범죄가 반복되는 배경으로 가족 내부의 폐쇄성을 꼽았다. 건국대 이웅혁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친족 간 폭력은 경제적 종속과 정서적 갈등이 얽혀 있어 외부에서 문제를 인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부모와 자녀가 경제적·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공동체 관계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아 갈등 가능성도 크다"며 "존속범죄는 일반 강력범죄와 달리 지속된 관계 속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한 번의 우발적 충돌로만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가정 내 폭력에 대한 엄벌과 함께 예방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구한의대 박동균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가정 내 폭력은 주변에서 징후를 알아차려도 신고로 이어지지 않고, 피해자 역시 가족 해체나 생계 우려로 문제 제기를 주저한다"며 "범죄가 외부로 드러날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은 엄정 대응을 통해 가족 내부 폭력과 시신 유기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자 이미지

구경모(대구)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