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장모 (50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 담아 신천에 유기한 혐의(존속살해 및 시체유기)를 받는 사위 (20대)가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캐리어 50대 여성 시신 유기'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속도가 가파라지고 있다. 이 사건 피의자로 지목된 딸과 사위가 각각 구속돼 사건의 실체적 사실 규명을 위한 수위 높은 강제 수사가 가능해지면서다. 조만간 검찰 송치(구속 후 10일 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사건의 구체적 전말과 추가 여죄 여부를 밝힐 수사 쟁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북부경찰서는 50대 여성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북구 잠수교 인근(신천)에 유기한 혐의(존속살해·시체유기)로 지난 2일 구속된 사위 조모(27)씨를 이르면 오는 8~9일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이 여성의 딸 최모(26)씨도 조씨와 함께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사위 조씨의 폭행으로 장모인 50대 여성이 숨졌고,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서 딸 최씨가 이를 방관하면서 빚어진 참극이다. 조사 결과, 평소 조씨가 장모에게 폭행을 일삼았고, 최씨 또한 남편 조씨에게 지속 폭행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혐의에 대해선 상당 부분 여죄 여부가 입증된 만큼, 범행에 대한 고의성과 가정 폭력 및 반복 폭행 실체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 2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모친 (50대)의 시신을 캐리어 담아 신천에 유기한 혐의(시체유기)를 받는 딸(20대)이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북부경찰서 황현룡 형사과장은 "검찰 송치 전까지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범행 전후 검색 기록이나 연락 내역, 사전 준비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휴대전화에서 범행과 관련한 검색이나 수신·송신 기록 등이 확인될 경우 범행의 계획성이나 고의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숨진 여성과 그녀의 딸이 그동안 어떤 가정 폭력을 당해왔는지, 범행 당시 어떤 억압적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등도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 딸은 강압에 의해 범행을 도운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며 "정신질환 등 장애 여부에 따라 수사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으나,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의 기억력이나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대한 범행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수사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우발적 범죄가 아닌 계획 범죄인지, 가정폭력을 왜 막을 수 없었는지, 딸은 왜 시신 유기에 동조했는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자영업자 이정훈(30)씨는 "CCTV 화면을 보면 너무 태연하게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사전에 어느 정도 계획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시신을 소규모 캐리어에 접어 넣어 물에 던졌다는데, 범행 이후 행동까지 너무 담담해 보여 더 섬뜩하게 느껴졌다. 반인륜적 범죄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런 사건에 대해 수사·사법 기관이 더 엄중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혜정(여·32)씨는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더 의문이 드는 건 왜 그런 가정폭력이 그 전에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가족 안에서 갈등과 폭력이 반복됐다면 중간에 상담이나 신고, 보호 같은 행정 개입이 왜 작동하지 않았을까 궁금하다"며 "일각에선 피의자·피해자의 정신질환에 대한 소문도 있고, 장모가 딸을 지키려 사위와 같이 동거했다는 말도 나온다. 사건이 터진 뒤에야 실체가 드러나는 구조라면 비슷한 비극을 막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건네받을 검찰의 수사와 기소, 그리고 법원 판단만이 남은 상태에서 폭행의 정도와 피해 규모, '미필적 고의' 여부, 혐의 간 병합 관계, 딸의 범행 가담 정도 등이 사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대 임준태 교수(경찰행정학과)는 반복 폭행의 정황에 따라 수사·사법 기관의 객관적 판단이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단순히 다투다 우발적으로 사망한 경우인지, 사망 가능성을 알고도 폭행을 계속한 경우인지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흉기를 사용해 곧바로 살해한 사건이 아닌 이상 피의자들은 통상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하기 때문"이라며 "경찰 단계에서 폭행치사 대신 존속살해로 혐의가 전환된 것을 비추어 볼 때 검찰과 법원 모두 치명적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지, 그럼에도 행위가 계속됐는지 등을 중심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선 범행 당시 어떤 심리 상태였는지, 범행 전후 행동이 얼마나 일관됐는지를 중심으로 변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살해 뒤 시신 유기의 경우 시체유기 혐의가 형량이 더 무거운 살인(존속살해) 혐의의 양형 안에 흡수돼 별도의 중형이 더해지는 구조가 아닌 것도 변수"라고 덧붙였다.
딸에 대한 가정폭력 피해 정황과 정신질환 여부, 남편에게 통제되거나 위협받는 관계였는지 등을 명확히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창현 교수(형법)는 "사위가 주도적 역할을 했고 딸이 강압적인 관계 속에서 시키는 대로 움직인 측면이 인정된다면 상당 부분 양형에 참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피의자들에 대한 정신 감정을 통해 책임능력을 판단하는 절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딸이 폭행을 말렸는지, 목격 후 방치했는지, 범행 적극성이 있었는지도 검토할 사안이다. 딸이 직접 살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살인 방조'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어서다"고 덧붙였다.
이동현(사회)
산소 같은 남자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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