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공항 개항 앞두고 기대와 경고 엇갈려
독도 중심으로 관광체계 크게 변화할 전망
숙박포화·환경훼손 우려 속 지자체 시험대
울릉공항 조감도. <울릉군 제공>
울릉공항 개항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잇는 관광지형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독도관광 활성화 및 기반시설 확충 등에 약 4천억원 투입을 결정하면서 접근성 개선과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환경훼손과 관광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그동안 울릉도 관광은 기상 변수에 따라 좌우됐다. 배편 결항으로 일정이 취소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관광객 불편이 컸다. 이에 공항이 개항하면 항공편을 통한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해져 체류형 관광 수요가 늘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현장 반응은 엇갈린다.
숙박업계는 이미 성수기 포화 상태를 호소하고 있다. 울릉도에서 숙박업을 하는 이종규(56)씨는 "지금도 예약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공항까지 열리면 수용 한계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행업체를 운영하는 김석현(43)씨는 "관광객 체류기간이 늘어나면 지역 상권 전반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양적 성장'이 곧 '질적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울릉도 일부 관광지에서 '불친절 응대'와 '바가지 요금' 등의 논란이 반복되며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접근성이 개선될수록 이러한 문제가 재현될 경우 관광경쟁력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덕현 울릉군청 관광산림과장은 "숙박·외식업 대상 가격 안정화 유도, 서비스 교육 확대, 성수기 특별 지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관광객 증가에 맞춰 주민의식 개선과 친절문화 정착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지금이 체질을 바꿀 마지막 기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독도 전경. 홍준기 기자
이와 함께 환경 부담 역시 핵심 변수다. 독도는 천연 생태계 보전 가치가 큰 지역이다. 울릉·독도포럼 황진영 국장은 "접근성이 좋아질수록 방문객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현재와 같은 관리 수준으로는 해양 생태계 훼손과 쓰레기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며 "탐방 인원 제한, 사전 예약제 확대, 폐기물 반출 시스템 강화 등 강력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울릉공항 접근성 개선에 1천500억원, 독도관광 인프라 확충에 2천500억원을 배정했다. 울릉군은 교통 분산 대책, 숙박 인프라 확충, 폐기물 처리 능력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수요 급증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기회이자 시험대'로 평가한다. 관광객 증가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 역량이라는 것이다. 준비가 미흡할 경우 일시적 관광 붐에 그칠 수 있지만, 체계적 관리와 지역사회의 인식 전환이 병행된다면 울릉·독도 관광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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