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박용선 후보 ‘기소 의견’ 검찰 송치
선거법 위반 및 횡령 혐의
4월 2일 경선 승리 일주일 만에
낙천 후보, “예견된 참사… 공관위는 왜 침묵했나”
중앙당 공천 재검토 여부 주목
3대 핵심 경제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박용선 예비후보 캠프 제공>
6·3지방선거 국민의힘 경북 포항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된 박용선 전 경북도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지역 정가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박 전 의원이 지난 2일 당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 경선에서 배제되거나 탈락한 후보들이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중앙당이 예년과 달리 직접 공천권을 가져간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후보들을 모조리 '컷오프'(공천 배제)시켜 탈락한 후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 후보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국민의힘 공천 검증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등에 따르면 경북경찰청은 최근 국민의힘 박용선 포항시장 예비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후보는 경북도의원 시절인 2023년 경북도와 포항시로부터 보조금 1억8천만원을 받아 사업을 하는 한 단체가 자체 부담해야 하는 2천만 원을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후보는 해당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과 경찰은 보조사업 부담금 대납 행위가 선거법상 상시 기부행위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후보는 또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거액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관련 기록을 정밀 검토 중이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일 포항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실시해 박 후보를 확정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사법 리스크 의혹이 결국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사실로 확인되자 지역 여론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시민들은 본선거 과정에서는 물론, 당선 이후에도 수사와 재판에 시달릴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의 공천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됐거나 탈락한 후보들은 강력히 반발했다. 김병욱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경찰이 범죄를 입증해 검찰로 넘긴 인물이 어떻게 포항의 수장이 되겠다고 고개를 들 수 있느냐"며 "이런 사실을 숨겨온 것은 50만 포항시민을 철저히 속이고 농락한 것이자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사기극"이라며 맹비난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박승호 전 포항시장은 "지역사회에 이미 널리 알려졌던 사안을 공관위 면접 과정에서도 인지했을 텐데, 왜 여론조사 선두권 후보들을 배제하고 리스크를 안은 후보를 밀어붙였는지 답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공관위의 검증 실패를 주장하며 공천 전 과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비판의 화살은 박 후보의 결단으로 향하고 있다. 낙천 후보 측은 "시장이 수사와 재판에 발이 묶이면 포항 시정은 흔들리고 행정 주도권을 잃게 된다"며 "더 늦기 전에 후보 스스로 결단하는 것이 포항의 명예를 지키고 당의 체면을 세우는 길"이라며 박 후보를 압박했다.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 경선의 불공정 시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반발하는 일부 후보들은 "시민을 우롱한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경선 불복을 주장하고 있어, 포항 지역 보수 진영의 대분열 양상도 배제하지 못할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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