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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대표하는 문화도시 달성②] 달천예술창작공간

2026-04-14 06:00

아이디어 샘솟는 굴뚝 없는 예술공장…지역과 소통하는 문화 쉼터로

50년 전 대구현대미술제 펼쳐진 곳

레지던시 입주작가 실험정신 이어가

작가정원 확대…전시장소·시설 확충

경쟁력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변화 시도

지역밀착 프로그램으로 문화역량강화

레지던시는 흔히 굴뚝 없는 공장에 비유된다. 우리를 놀라게 할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이곳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성군에도 이런 레지던시가 있다. 바로 달천예술창작공간이다. 사진은 달천예술장작공간 전경,

레지던시는 흔히 '굴뚝 없는 공장'에 비유된다. 우리를 놀라게 할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이곳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성군에도 이런 레지던시가 있다. 바로 '달천예술창작공간'이다. 사진은 달천예술장작공간 전경,

<이미지(박준상)=생성형AI>

<이미지(박준상)=생성형AI>

미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공간이 하나 있다. 바로 '레지던시'다. 작업실이 마땅치 않은 작가들을 위한 공동의 작업 공간이자, 이렇게 모인 작가들의 중요한 교류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은 전 세계 어느 지역에나 마련돼 있을 만큼 필수적인 문화시설로도 여겨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국공립 레지던시만 20여 곳이 넘는다. 웬만한 지역이라면 하나쯤은 마련돼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비슷한 규모를 가진 민간 레지던시도 적지 않다.


레지던시가 이처럼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 단순한 문화시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은 미술을 감상하거나 체험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 아니다. 작가들의 새로운 창작 활동을 위해 만든 시설이다. 이를 위해 작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곳이다. 즉 그런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 공간인 셈이다. 우리를 놀라게 할 작가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이곳에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레지던시는, 그래서 굴뚝 없는 공장에 비유되기도 한다. 오늘날 지역 곳곳에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을 그런 아이디어의 산지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매년 더 다양하고 참신한 작가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시설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도 작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펼쳐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달성 달천예술창작공간에 전시 중인 이이남 작가의 작품 코뿔소는 왜 밀림에서 쫒겨났을까 .

달성 달천예술창작공간에 전시 중인 이이남 작가의 작품 '코뿔소는 왜 밀림에서 쫒겨났을까' .

달성 달천예술창작공간에 전시 중인 이이남 작가의 작품  코뿔소는 왜 밀림에서 쫒겨났을까 .

달성 달천예술창작공간에 전시 중인 이이남 작가의 작품 '코뿔소는 왜 밀림에서 쫒겨났을까' .

◆태생적으로도 특별한 공간


달성군에도 이런 레지던시가 있다. '달천예술창작공간'이다. 강정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은 금호강 인근의 한적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레지던시다. 비교적 최근 리모델링한 시설까지 갖춘 곳으로, 작가들 사이에선 조용하고 쾌적한 곳으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기에 이곳만의 특화된 여러 프로그램들까지 선보이며 지난 2021년 개관 이래 전국적으로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 사이 올해 입주작가를 포함해 이곳을 거쳐 간 작가들도 30여 명을 훌쩍 넘겼다. 그렇게 매년 서로 다른 작가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입주기간 내내 각종 전시를 중심으로 바쁜 활동을 이어간다. 자연스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끊이지 않는다. 때문인지 이곳에 지원하는 작가들의 숫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런데 달성군에서 펼쳐지는 이런 모습은 어딘가 낯설지 않다. 특히 작가들이 모여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만드는 광경이 그렇다. 이미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70년대에 그런 모습들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현대미술에 강렬한 역사를 남긴, 바로 '대구현대미술제'가 펼쳐진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이 미술제는 당시 여러 작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새로운 아이디어였다. 최대 200여 명에 이르는 작가들이 참여해 실험적인 작품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 중에서도 현재 강정보가 자리한 곳에서 펼쳐진 대규모 행위예술 이벤트는 당시 미술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놀라운 충격을 선사했다. 작가들이 선보인 이런 전위적이고 새로운 모습들로 이 미술제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미술계를 뒤흔든 중요한 사건으로 손꼽히고 있다.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입주작가들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를 기념하고자 매년 강정보에서 열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입주작가들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를 기념하고자 매년 강정보에서 열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천예술창작공간은 이런 미술제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가는 공간이다. 50년 전 작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작가들은 이곳에 한데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이 미술제를 기념하고자 매년 강정보에서 열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미술제는 작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을 때 얼마나 새로운 일들이 펼쳐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오늘날 레지던시의 역할을 미리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점은 이곳에 자리한 달천예술창작공간이 이미 태생적으로도 특별한 공간임을 알려준다. 레지던시가 자리한 배경부터가 다르다는 뜻이다.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작가들은 입주기간 내내 각종 전시를 중심으로 바쁜 활동을 이어간다. 자연스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끊이지 않는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작가들은 입주기간 내내 각종 전시를 중심으로 바쁜 활동을 이어간다. 자연스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끊이지 않는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지닌 레지던시


배경뿐만 아니다. 실제로도 이곳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레지던시 가운데 하나다. 개관은 올해로 불과 6년 차를 맞았지만, 이곳에선 그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00년부터 이미 레지던시가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곳의 전신인 '박달예술인촌'이다.


국내 최초의 국공립 레지던시인 광주시립미술관의 '팔각정 창작스튜디오'가 1995년 문을 열고, 이어 민간 레지던시인 '쌈지스페이스'(1998), '영은창작스튜디오'(2000),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2002) 등이 차례로 문을 열며 국내에 본격적인 레지던시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곳에 문을 연 박달예술인촌 역시 국내 초창기 레지던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박달예술인촌은 당시 지역 예술가들에 의해 운영되던 공간이었다. 특히 폐교였던 '달천분교'를 활용한 공간으로도 오랫동안 이름을 알렸다. 그런 역사를 지닌 공간을 달성군이 매입해 새롭게 리모델링한 곳이 바로 지금의 달천예술창작공간이다. 대구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레지던시인 셈이다. 그리해 이곳은 시설 자체의 역사만으로도 현재 국내 여러 레지던시들 가운데 독보적인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달천예술창작공간에는 산책로와 쉼터 등도 조성돼 인근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사진은 이강소 작가의 풍경셋

달천예술창작공간에는 산책로와 쉼터 등도 조성돼 인근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사진은 이강소 작가의 '풍경셋'

◆입주작가 확대부터 전시 장소의 다양화까지


그러나 이곳의 초점은 이런 역사적 가치에만 맞춰져 있지 않다. 레지던시가 지닌 현재의 경쟁력도 높이기 위해 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펼쳐질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곳이 개관 6년 만에 주목받는 레지던시로 빠르게 성장한 진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년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남다른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입주작가 정원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이곳에 입주해 활동할 작가를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 더 많은 작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댈수록 더욱 다양한 일이 펼쳐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에 맞춰 작가들의 개인 작업 스튜디오도 2곳을 추가로 리모델링했다. 야외에서도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잔디광장 등의 시설도 새롭게 준공했다. 작가들과 일대일로 매칭해 전문적인 조언을 건넬 평론가들도 확대했다.


2026년에는 김경렬, 김지민, 박경준, 이체린, 조민주, 최규란, 최승철, 홍정임 등 총 8인의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작가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에 열린 입주작가 간담회 장면. <달성문화재단 제공>

2026년에는 김경렬, 김지민, 박경준, 이체린, 조민주, 최규란, 최승철, 홍정임 등 총 8인의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작가가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에 열린 입주작가 간담회 장면. <달성문화재단 제공>

이에 따라 올해 제6기 입주작가에는 김경렬(입체), 김지민· 박경준·이체린·조민주·최규란·홍정임(평면), 최승철(미디어) 등 총 8인의 작가가 선정됐다. 특히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모여 더욱 새로운 아이디어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올해는 전시 장소도 변화를 가져간다. 작가들이 레지던시뿐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도 교류와 활동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달 초 DGIST 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전시를 시작으로,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열리는 전국 9개 레지던시 연합 교류전, 강정보에서 열리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특별전 등 여러 곳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특히 달성 대구현대미술제에선 '역대 입주작가 교류전'도 펼쳐질 예정이다.


결과보고전 방식도 바꿨다.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매년 릴레이 개인전으로 펼쳐지던 방식을 올해부터 단체전으로 바꿨다. 작가들이 한 해 동안 펼쳐온 생각들을 다양한 형태로 한자리에 선보이기 위해서다. 이곳을 운영하는 달성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외에도 앞으로 새롭고 참신한 작가들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시설 확장이나 운영상의 변화 등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는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주민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작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달천예술창작공간에서는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주민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작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달성군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주민참여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가 펼쳐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달성군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주민참여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가 펼쳐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달성문화재단 제공>

◆이곳의 아이디어들이 더욱 특별한 이유


아울러 이곳에는 작가들의 아이디어를 주민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달성군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주민참여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달성군의 문화자원을 작가들이 새롭게 해석하는 '입주작가 지원 프로젝트' 등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가 펼쳐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매년 입주작가 선정 시 이곳의 지역 작가들을 우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이들이 키워낼 역량이 곧 지역의 새로운 역량으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최근에는 산책로와 쉼터 등도 조성해 인근 주민들을 위한 휴식처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소위 굴뚝 없는 공장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밤낮으로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생산되는 곳이지만, 작가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이웃들의 삶이 펼쳐지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이런 노력들은 이곳에서 펼쳐지는 아이디어들까지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그 속에서 펼쳐지는 건 단순한 작가들의 아이디어가 아닌, 이곳의 삶과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기 때문이다. 달천예술창작공간은 이처럼 작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가고 있다.


글=이선욱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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