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송영길·조국까지 대구행…김부겸 ‘인물론’에 영향 주목
대구 민주당 비토 정서 여전…외연 확장엔 ‘인물론’이 관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12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경북 통합과 신공항 건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영남일보DB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향해 진보진영이 총결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가 잇따라 대구를 찾는가 하면, 조국혁신당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보수 정서가 강한 대구의 지역적 특성상 이러한 진보 진영의 지원이 오히려 김 전 총리의 '인물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세 확장을 위해선 진보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보다 '힘 있는 여당 후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라는 인물론이 현재 김 전 총리에게 더 필요한 상황이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범여권에서 김 전 총리를 위한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전 총리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대표는 당시 대구의 한 시장에서 "김 전 총리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다 해드림 센터장'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대구를 방문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최근 대구를 찾아 김 전 총리와 회동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이 김 전 총리에게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특유의 민주당 비토 정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중앙당 색채가 짙어질수록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 전 총리는 송 전 대표와의 만남을 비공개로 진행했고, 조 대표와는 대구에서 아예 만남 자체를 갖지 않았다.
민주당 대구 기초단체장 한 후보는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청래 대표가 대구를 방문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멀리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당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느낌만 줘도 도움이 된다"면서 "지상전은 김 전 총리가 혼자서 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19일 민주당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열린 제184차 대구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영남일보DB
송 전 대표의 대구행을 두고는 당내에서도 싸늘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민주당 지역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방문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본인 얼굴을 알리기 위해 방문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전 총리 캠프 입장에서는 진보진영 유력 인사들의 '개별 행보'가 자칫 대구의 보수 표심을 자극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앙정부발 헛발질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라며 "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이 대통령이 본인의 전과를 물타기하려 한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구 민심은 민주당에 여전히 경계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부여당발 이슈는 김 전 총리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김 전 총리는 현재 대구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대구·경북 ICT(정보통신산업) 기업인 및 대구지역 의료계 등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경북여고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해 지역 언론의 인터뷰에 응하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14일에는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간담회에도 참석해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구 사람 김부겸'을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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