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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무개념 공천··· ‘정치분권’ 화두 올릴 때

2026-04-16 09:07

국민의힘 공천 내홍 ‘진행형’
갈등과 전횡의 진원 중앙당
지역 공관위에 공천권 돌려야
중앙당 폐지나 권한 이완을
정치 독과점 구조 혁파해야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국민의힘의 내홍은 '진행형'이다. 이정현 공관위의 좌충우돌, 무개념 공천의 후과(後果)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공천? 아니, 트럼프의 말을 원용하면 '석기시대' 공천이다. 혁신을 표방했지만 실제론 자의·작위·협량 같은 구태와 갑질이 뒤섞였다. 공천 기준과 원칙이 없어서일까. 공관위는 컷오프에 대한 명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독선과 오만만 남겼다. 박덕흠 공관위의 대구시장 후보 6인 경선 방침에도 이진숙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마이 웨이'. 이 후보는 "8인 경선 복원"을 주장하며 대구시장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고, 주 후보 역시 "전면 재경선"을 요구했다.


중앙당의 과욕은 비루했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인구 50만명 이상 기초단체장과 청년 광역 비례의원 공천권까지 행사하며 정치분권을 패대기쳤다. 청년 최종 후보 10인엔 계엄을 옹호하거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포함됐다. 포항시장 후보 심사에선 여론 1·2·3위를 날려 후폭풍을 자초했다. 컷오프된 후보들이 공관위의 박용선 후보 공천에 불복하는 형국이다.


우리는 절감했다. 온갖 갈등과 전횡의 진원이 중앙당이라는 것을. 지역 공관위에서 전권을 갖고 공천했다면 작금의 분탕질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을 터다. 공천 소동은 중앙 예속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노정했다. 정치분권의 당위성을 일깨웠다. 정치분권은 중앙당의 공천권을 내려놓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대구경북 광역단체장 및 국회의원 후보 공천은 대구경북지역 공관위에서 하는 게 정석이다. 그래야 지역 맞춤형 중진 정치인을 키우고 중량급 대선 주자 배출이 가능하다. 잠재력 있는 신인 발굴도 용이해진다. 투표는 지역민이 하는데 투표할 후보는 중앙당이 점지한다? 이게 합리적인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중앙당이 아예 없다. 하향식 공천, 낙하산 내리꽂기를 할 수 없는 구조다. 정실도 불가하다.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다. 당 대표가 없으니 원내대표가 당의 구심점이 되고 의회 중심, 정책 중심 정당에 더 가까워진다. 우리도 중앙당 폐지를 전향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당법부터 개정해야 한다. 정당법에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5개 지역 이상의 시·도당으로 구성한다'고 명시돼있어서다.


정당의 권력 총량은 정해져 있다. 중앙당과 시·도당, 국회의원의 권력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다. 중앙당의 힘이 세지면 시·도당과 의원의 권한은 쪼그라든다. 당론이 상습화하면 의원 개인의 헌법기관 위상이 형해화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한데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정당의 권력은 중앙당이 장악한다. 의원과 자치단체장의 명줄인 공천과 징계를 중앙당이 지배하는 구도다.


정당 혁신을 통해 정치분권을 실현해야 한다. AI 시대에 부합하는 정당 운영 플랫폼부터 새로 만들자. 중앙당 집권(集權)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블록체인처럼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 중앙당 폐지가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중앙당 권한을 대폭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 중앙당 권한 이완은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을 완화하고, 정치 독과점 구조를 혁파하는 데도 유효하다. 극단 성향의 당성을 중화(中和)하는 효과는 덤이다.


하지만 유권자도 후보도 의원들도 정치분권에 둔감하다. 지방분권을 입에 달면서도 정치분권의 후진성엔 관대한 편이다. 어쩌면 지방분권보다 더 중요한데도. 중앙당 공천 전횡이 불거진 지금이 정치분권을 화두로 올릴 적기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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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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