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20일~6월19일 우회전 일시 정지 집중 단속
지난해 대구지역 우회전 교통사고 618건…사망 2명
"시민들이 이행하기 쉬운 방식으로 제도 개편해야"
대구 동대구역네거리에서 교통경찰이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위반한 한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앞으로 교차로나 횡단보도 구간에서 우회전하는 차량 운전자들은 신경을 바짝 곧추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오는 20일부터 두달간 대구 등 전국 전역에서 '차량 우회전 일시 정지' 이행 여부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곳곳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에 따른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경찰청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6월 19일까지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교차로와 횡단보도 구간을 대상으로 '우회전 통행 방법 위반'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다. 전국 시·도경찰청이 동시에 시행한다.
이번 단속은 2023년 도입된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를 안착시켜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 안착을 위해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우회전 통행방법을 추가해 초보 운전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 횡단보도를 교차로 곡선부에서 이격해 설치하는 방법도 적용했다.
하지만, 교차로와 횡단보도 등 도로 곳곳에선 여전히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시 정지 차량과 뒷차 간 운전자 마찰, 법규 오인 분쟁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확인결과,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우회전 관련 교통사고 건수는 모두 618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보행자 사고는 122건으로 19.7%의 비중을 보였다. 사망자 수는 전체 2명으로, 보행자는 1명뿐이었다. 차량 유형은 승용차가 99건, 화물차 14건, 기타 5건, 승합차 4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회전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전국에서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는 1만4천650건이다. 이 중 보행자 사고는 3천58건(20.9%)를 차지했다. 전체 우회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75명)중 보행자는 42명(56%)이나 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인 경우 차량 진행방향의 정지선·횡단보도·교차로 앞에서 일시정지 후 우회전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우회전 후 만나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고 하는 경우에도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두 사안 모두 위반시, 범칙금 6만원(승용차 기준)이 부과된다. 벌점도 각각 15점, 10점이 부여된다.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 문영준 경사는 "좀 더 폭넓게 보행자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일선 경찰서마다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 거점을 정해 단속할 예정"이라며 "싸이카, 암행 순찰 등 단속 인력도 확대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막겠다"고 했다
다만,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가 모호하고 헷갈린다는 시민들의 불만도 적잖다. 보행자의 횡단보도 통행 의도를 자체 판단하기 어렵고, 일시정지 후 출발 여부도 명확치 않아 혼란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시민 윤모(35·대구 동구 신천동)씨는 "우회전 시 보행자가 있으면 속도를 줄이는 게 아니라 완전 멈춰야 한다는 건데, 보행자가 없다가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보행자가 횡단보도 앞에서 건너지 않고, 택시 탑승 등을 위해 지키고만 있어도 차량을 멈춰야 한다. 그렇게 우회전을 못하게 되면 교통 흐름에 방해가 돼 뒷차와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속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해 이행하기 쉬운 방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계명대 박용진 명예교수(교통공학과)는 "현 우회전 일시정지 제도는 보행자 중심으로 짜여졌다. 운전자들이 신호등도 봐야하고, 사람도 봐야하고, 차도 봐야하는 등 신경 쓸 게 많으니 지키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 제도는 전문가들도 일반 시민에게 설명하기 힘든 수준이다. 운전자들이 이 제도에 대해 미숙하다 보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있던 없던 무조건 일시정지를 하는 방식이라던지, 출발시간 명시화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우회전 통행 방식에 대한 홍보 캠페인도 많이 이뤄졌는데 이걸로는 부족하다. 법을 간단명료하게 만들어 이해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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