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거쳐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18일 동안 파업이 진행될 경우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반도체 부문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이 30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성과급 비율을 높일 경우 지급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노조가 구성원들의 이익을 위해 영업이익에 대한 성과급 지급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일반 기업과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핵심 산업을 이끄는 한국 경제의 기둥이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역할, 그리고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이런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안정적인 생산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국민기업이다. 국민연금은 물론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파업으로 기업 가치가 흔들리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주가 하락과 배당 감소는 국민의 자산 손실로 직결된다. 노조의 권리 행사가 광범위한 국민 피해로 이어진다면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원들은 이미 한국 사회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는 엘리트 집단이다. 국내 최고의 귀족노조가 보통 국민의 연봉보다 많은 성과급 요구를 이어가면 수많은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노조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단순한 이익집단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와 국민의 이해까지 함께 고려하는 성숙한 주체여야 한다. 물론 노조의 성과에 대한 요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단지 일반 기업 노조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동시에 국가 경제와 직결된 공적 성격도 있는 기업임을 되새기길 바란다.
파업은 가장 강력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선택이다. 삼성전자의 파업은 노사 간 문제를 넘어 삼성전자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의 가동 중단 등 국가 전체의 리스크로 확산된다. 협상과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극단적 방식으로 끌고 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경제와 국민의 이익까지 고려하는 노조라면 파업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더 큰 영향력을 가진 만큼 더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