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도시가스 독점 공급업체인 대성에너지가 오는 7월부터 서비스센터 토요휴무제 시행을 예고했다. 도시가스 연결 및 철거 서비스가 주말과 휴일 이틀 동안 중단된다. 대성에너지 측은 서비스 축소의 명분으로 경영 효율화를 내세웠다. 경영 효율화로 경비를 줄여야만 요금 인상 요인을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납득하기 어렵다. 대성에너지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303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무려 48.2%나 급증한 수치다. 수익이 나면 서비스 질을 높이거나, 설비투자를 통해 안전을 강화하는 게 상식인데, 시민 서비스부터 칼질하겠다는 행태를 누가 납득하겠는가. 경주와 영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서라벌도시가스와 서울 및 인천, 경기도의 삼천리가 토요일 고객센터 업무를 유지하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성에너지의 태도다. 홍보 담당자는 "지난 2019년 일요휴무제도를 시행할 때도 반발이 컸으나, 적극적인 홍보로 제도가 안착됐다"며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식의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 시민의 불편을 '적응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독점 지위를 악용한 전형적인 갑질이다. 대성에너지는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지역 사회 공헌과 밀접한 사회공헌팀도 폐지했다. 지역 사회와 상생하겠다며 만든 사회공헌 조직까지 없앤 대성에너지에 과연 '향토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까.
대구시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대구시는 지난해 도시가스 소매 공급비용을 전년 대비 4.96%나 인상해줬다. 대구시가 시민의 고통을 덜어주기보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행정의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산, 인천과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부산과 인천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동결했다. 결국 대구시는 시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요금 현실화라는 미명 아래 독점 기업의 배만 불려준 꼴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부정할 수 없지만, 도시가스는 시민 생존과 직결된 공공재이다. 더욱이 대구시민은 대성에너지 외에 선택지가 없다. 독점 기업이 수익을 내면서 서비스를 줄이는데 대구시가 방관한다면, 그것은 무능을 넘어 방조에 가깝다. 대구시로부터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은 대성에너지도 무거운 공적 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 시민의 희생에 기댄 '손쉬운 장사'로 곳간만 채울 게 아니라, 그 결실을 시민 서비스 강화와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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