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LG전서 오러클린 헤드샷 퇴장 후 급거 등판
3⅓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첫 승리 기록
이승민 “볼넷 줄이려 동료들과 밤낮 고민”
지난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LG 경기 직후 삼성 이승민이 영남일보와 인터뷰한 후 3루 더그아웃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지난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과 LG의 시즌 첫 맞대결이 한창인 그라운드 위로 갑작스런 정적이 흘렀다. 4회초, 삼성 선발 오러클린의 공이 상대 타자의 머리를 향했기 때문. 결과는 '헤드샷 퇴장'. 0대 0의 팽팽한 승부에 균열이 가는 순간이었다.
선발의 조기 강판은 불펜 과부하로 직결되는 치명적 변수다. 위기의 순간, 박진만 삼성 감독의 선택은 이승민이었다. 어깨가 채 풀리기도 전에 마운드에 오른 이승민은 3⅓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이어진 불펜의 활약과 타선의 지원에 힘입은 삼성은 이날 최종 스코어 7대 2로 승리를 챙겼다.
해당 경기 종료 직후 영남일보와 만난 이승민은 등판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처음엔 헤드샷인 줄도 몰랐다. 코치님이 '빨리 팔 풀어야 한다'고 하셔서 상황 파악도 못 한 채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펜에 전화가 오자마자 바로 올라가라는 사인이 떨어졌다. 정말 정신없이 마운드에 섰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투수에게 충분한 예열 과정 없는 등판은 부상과 제구 난조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승민 역시 "막상 타자를 상대하려니 팔이 덜 풀린 게 느껴졌다"면서도 "팔이 풀렸든 안 풀렸든 지금은 상대 타선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런 등판이었지만 동료를 향한 배려는 따뜻했다. 자신에게 미안함을 전해온 오러클린에게 이승민은 "괜찮다"며 되레 상대를 다독였다. 이승민은 "초반에 (오러클린이) 워낙 잘 던지고 있었기에 상황이 아쉬웠을 뿐이다. 오러클린이 먼저 사과를 하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LG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승민이 역투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편, 최근 이승민을 괴롭힌 것은 제구였다. 결과가 무실점일지라도 볼넷이 많으면 스스로를 자책하며 밤잠까지 설쳤다. 해법은 동료들과의 '집단 지성'에서 찾았다. 경기가 끝난 후 양창섭, 배찬승, 장찬희 등 동료들과 모여 투구 폼을 서로 봐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재활 중인 이재희에게는 자신의 투구 영상을 수시로 보내 피드백을 받았다. 이승민은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오늘 사사구가 없었던 것은 고무적이다. 2루타를 맞을 바엔 볼넷 1개가 낫다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승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 불펜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언급했다. 이승민은 "마운드에 올랐을때 앞 투수가 남겨둔 주자를 어떻게든 멈춰세우려 노력한다. 내가 내려가도 다음 투수가 잘 막아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그런 신뢰와 책임감이 지금 삼성 불펜의 시너지를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다.
임훈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