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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숨 30번 쉬는 물속 우사인 볼트”… 핀수영 1인자 권남호의 유쾌한 금빛 질주

2026-04-23 15:54

6월 인천 세계선수권서 금메달 정조준
김천실내수영장서 마지막 투혼 불살라
뒤늦게 시작해 30살에 ‘커리어 하이’
군입대 앞두고 베테랑의 무게감 느껴
핀수영 대중 스포츠로 거듭나길 기대도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훈련중인 권남호 선수.<이효설 기자>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훈련중인 권남호 선수.<이효설 기자>

"경영이 물을 넘어간다면 핀수영은 물을 뚫고 가는 거죠. 힘이 세면 유리하겠지만 물의 저항을 얼마나 잘 튕겨내는가가 진짜 기술이에요."


'한국 남자 핀수영의 간판' 권남호(경상북도체육회) 선수가 금빛 투혼을 물속에서 불사르고 있다. 오는 6월 인천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맹훈련 중인 그를 지난 7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만났다.


30살의 권남호는 이미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24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에 국대로 출전, 은메달 3개(남자 계영 400m, 표면 50m, 남자 계영 200m)를 획득했다. 앞서 2023 아시아핀수영선수권에선 표면 1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최근 전국체전에선 표면 100m 3연패, 50m 연패를 달성했다.


강점은 압도적 스피드. 표면 50m 기록이 15초36. 자유형 세계기록(20초 91)보다 무려 5초 이상 빠르다. 물 속 우사인 볼트, 비유하자면 그렇다. 비결이 뭘까. 남과 다른 호흡법에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숨을 참고 핀수영을 한다. 복압을 높여 힘을 쓰기 위해서다.


반면, 권남호는 "숨을 서른 번 정도 쉰다. 숨을 참으면 몸이 경직돼 힘을 쓸 수 없어서다"고 털어놨다. 숨을 쉬면서 복압을 채워 힘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의 하체 허벅지 라인은 배기팬츠를 닮은 전형적인 항아리형이었다. 그는 "내 허벅지를 본 김천 시민들이 지나가다 환호성을 지르며 툭툭 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입수하기 진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권남호 선수.

입수하기 진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권남호 선수.

이어 그는 "경영은 잔근육을 쓰고, 핀수영은 큰 근육을 쓴다. 그 힘으로 무거운 물의 저항을 뚫어야 하는데, 힘 쓰는 데만 집중하기 보다 저항을 자연스럽게 튕겨내는 기술도 함께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적수가 없었지만 이제 물려줄 때가 된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졸업 후 누나의 권유로 뒤늦게 핀수영에 뛰어든 그는 고교 선수 시절부터 줄곧 1인자였다. 타고났다는 칭찬을 귀에 박히도록 들었다. 그런 그가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멘탈 잡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권남호는 "이번 인천 대회 때 개인 종목 2개만 출전하게 됐다. 내가 계영 밖에 못 뛴다고 생각하니 힘들었다"면서도 "대회에서 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잘 하는 후배들도 등장할 것"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성격은 시원시원했다. 스트레스, 불안에 대한 대처법을 묻자, 권남호는 "자기위로를 잘 한다. 나는 자기합리화의 달인"이라면서 "군대 가니까 이번 대회는 편하게 해도 돼. 뭐 어때? 이런 식으로 합리화하고 빨리 넘어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다른 종목 국가대표들은 이럴 때 어떻게 이겨낼까. 권남호는 최근 쇼트트랙 곽윤기 선수의 유튜브를 보면서 나름 인사이트를 얻었다. "이젠 (개인 종목엔 나서지 않고) 릴레이(계주)만 뛴다"고 당당히 밝힌 현직 선수의 소신을 듣고, 베테랑의 소위 '생존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 정답은 어렵지 않았다. 바로, 건강하고 유쾌한 멘탈리티를 유지하는 것.


'그런 사고방식이면 인천 세계선수권도 부담스럽지 않겠다'고 하자 "이번 대회 땐 금, 은, 동 셋 중 2개를 따면 족하다. 연금 포인트만 잘 채우면 된다"며 웃으며 맞받아쳤다.


수영장에서 핀수영 훈련 후 숨을 고르고 있는 권남호 선수.

수영장에서 핀수영 훈련 후 숨을 고르고 있는 권남호 선수.

그는 경북의 '핀수영 영웅'이지만 서울체고 출신이다. 졸업 후 바로 경북체육회에 입단한 케이스다. 팀을 옮기라는 오퍼가 왜 없었을까. 그래도 경북체육회를 떠나지 않는 것은 순전히 1993년 OPBF(동양태평양권투연맹) 플라이급 챔피언을 지낸 아버지 권창재씨 덕분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핀수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가 "연봉 더 준다고 팀 옮기는 건 선수 커리어에 도움 안 된다"고 잘라 말씀하셨다.


김도윤 코치와의 호흡은 잘 알려져있다. "(코치가) 선수들에게 형처럼 대해주는 것 같다"고 하자, 고개를 저었다. "형 아니라 아빠"라고 정정했다. "내가 경북에 계속 남아있는 것 코치님 덕분"이라면서 "선수들의 업다운을 예리하게 캐치하고 잘 맞춰주신다. 엄청 섬세한 스타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핀수영의 영웅은 "이 종목은 스폰서, 물품 지원이 거의 없다. 대중 스포츠가 아니어서 아쉬운 것 중 하나"라면서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핀수영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핀수영?


'오리발을 끼고 하는 수영'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핀(Fin)은 말 그대로 물갈퀴. 이 장비를 발에 끼워 물속에서 추진력을 극대화하는 스포츠다. 오리발을 낀 만큼 일반 경영(자유형) 속도보다 약 1.3배 정도 빠르다. 관중들은 '물 속 레이싱카'를 보는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영법과 호흡 방식에 따라 종목은 표면과 잠영으로 나뉜다. 권남호 선수의 주종목은 표면 50m와 100m. 핀과 스노클을 이용해 물 위를 달리는 가장 대중적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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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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