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줄면 사람이 빠지고, 결국 섬이 더 비게 된다”
28일 울릉도에 입도한 김상동 예비후보가 울릉군 노인회를 찾아 최실건 울릉군노인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경상북도교육감 예비후보 김상동 전 경북대 총장이 울릉도를 찾아 노인회와 학부모를 잇따라 만나며 지역 교육 현안을 점검했다. 형식은 간담회였지만, 현장에서 드러난 분위기는 단순한 의견 청취를 넘어 '생존 문제'에 가까웠다.
28일 울릉도에 입도한 김 예비후보는 가장 먼저 울릉군 노인회를 찾아 어르신들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는 교육을 넘어 지역의 존속 문제로 이어졌다. "학교가 줄면 사람이 빠지고, 결국 섬이 더 비게 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교육 문제가 곧 인구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김 예비후보는 "도서지역은 교육이 지역 존립과 직결된다"며 소규모 학교 지원 확대를 약속했지만, 현장의 시선은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있었다. 이미 '지키는 단계'를 넘어 '어떻게 버틸 것인가'에 가까웠다.
28일 울릉도에 입도한 김상동 예비후보가 울릉군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이어진 초등학교 학부모 간담회에서는 분위기가 더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교사 수급, 프로그램 부족 같은 익숙한 문제가 언급됐지만, 대화는 곧 한 지점으로 모였다. 바로 '폐교'였다. 사실상 방치된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현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학부모 이수원(울릉읍,45) 씨는 "문 닫은 학교를 그대로 두는 건 아깝다기보다 답답한 일"이라며 "돌봄이나 체험 공간으로라도 쓰면 아이들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원격수업 스튜디오라도 만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도시와의 격차를 줄일 방법을 '남은 공간'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폐교는 더 이상 과거의 결과물이 아니라, 현재를 버티기 위한 자원이 된다. 울릉의 교육 현실이 그만큼 압축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예비후보도 이 부분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폐교 활용은 단순한 재사용이 아니라 교육 거점을 다시 짜는 문제"라며 복합 기능 공간 구상을 언급했다. 돌봄과 문화, 진로 교육을 한데 묶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제는 분명하다. 시설을 바꾸는 것보다 운영을 지속하는 일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지역 특성상 인력과 예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예비후보는 온라인 교육 인프라 연계와 주민 개방형 공간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지역 전체가 함께 쓰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상북도교육감 예비후보 김상동 전 경북대 총장 <홍준기 기자>
이번 김 예비후보 울릉도 방문은 노인층과 학부모를 잇는 연속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서로 다른 세대의 이야기는 출발점은 달랐지만,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육이 무너지면 지역도 버티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그 해법이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남은 질문은 하나다. 폐교를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다시 쓰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인지. 울릉의 교육은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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