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0507025350772

영남일보TV

  • 눈물 훔친 추경호 “달성 발전 시계는 계속…고향 잊지 않겠다”
  • [직설사설] 지선 이래 역대급 주목…김부겸vs추경호 공략 집중 분석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자 ③·끝] 예술 기틀 바로 세워야 ‘문화도시’ 대구가 있다

2026-05-07 19:14

학령인구 감소에 지역 예술대 학과 통폐합 위기
지자체·교육청 적극 개입해 미래 예술인 육성해야
대학·현장 연결 및 ‘창작-유통-교육’ 순환 구조 도입
공연 소비지 넘어 작품 생산하는 ‘테스트베드’ 돼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 등 공연 인프라 확충 필요

예산 삭감과 인력 유출로 인해 대구 문화계가 흔들리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예술대학의 위기 진단과 교육부터 유통까지 선순환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예산 삭감과 인력 유출로 인해 대구 문화계가 흔들리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예술대학의 위기 진단과 교육부터 유통까지 선순환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대구오페라하우스 전경.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예술의 도시다. 수십 년간 쌓아온 문화적 자산과 공연 인프라, 역량있는 예술인들의 활약, 그리고 지난 2017년 지정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라는 타이틀은 대구의 문화적 가치를 증명한다. 그러나 최근 대구의 문화 생태계는 전례 없는 위기 앞에 서 있다. 심각한 예산 삭감의 파고와 청년 인구 유출이라는 이중고가 맞물리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가 가장 고르게 성장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견고했던 문화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제대로 작동조차 기대하기 힘든 임계점에 이르렀다.


영남일보는 앞서 1·2편에서는 단발성 지원사업의 폐해와 대구를 떠나는 청년 예술가들의 현실 등 지역 창작 생태계 유지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짚어봤다. 마지막 3편에서는 단순히 예산 축소 문제를 넘어, 예술 대학의 위기와 선순환 구조의 부재라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쳐본다. 나아가 대구가 전국의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문화·예술의 거점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본다.


◆예산 축소 문제 넘어 교육 현장 진단해야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역 예술대학의 존속이 지역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2025학년도 계명대 성서캠퍼스 전기 학위수여식 모습. <영남일보 DB>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역 예술대학의 존속이 지역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2025학년도 계명대 성서캠퍼스 전기 학위수여식 모습. <영남일보 DB>

최근 지역 문화계 현장에서는 "당장 10년 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결국 지역 예술대학의 존속이 지역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학령인구의 감소와 대학 재정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대구·경북 지역 예술대학들 역시 폐과 위기와 전공 통폐합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영남대는 지난 2022년 음악·성악·기악과를 하나의 음악학부(국악 및 작곡·성악·피아노·관현악전공)로 통합 개편했으며, 대구대 또한 최근 어렵게 신설했던 문화예술학부 내 세부 전공(미디어스토리텔링·문화콘텐츠·공연예술전공)들을 문화콘텐츠부로 단일화했다. 계명대와 영남대 등의 일부 학과가 고군분투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구조조정의 압박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대학 역시 수요와 취업 연계가 불확실한 예술 전공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기가 어려운 현실에 처했다.


지역 문화 관계자들은 예술대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곧 대구의 미래 예술 생태계의 초석을 닦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계명대 무용학과 학생들의 현대무용 버스킹 모습.  <영남일보 DB>

지역 문화 관계자들은 예술대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곧 대구의 미래 예술 생태계의 초석을 닦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계명대 무용학과 학생들의 현대무용 버스킹 모습. <영남일보 DB>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문화 관계자들은 예술대 학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곧 대구의 미래 예술 생태계의 기반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전성찬 봉산문화회관장은 "지역 예술 대학의 흔들림은 전업예술인들의 주요 수입원인 강사 일자리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며 지자체와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수년 뒤 지역 예술계를 지탱할 주인공이기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학별 편차 우려는 있으나 특화 학과를 육성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전략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대학부터 유통까지 잇는 '선순환 구조' 절실


지역 문화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위해서는 교육-창작-유통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지역 문화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위해서는 교육-창작-유통이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포그래픽=생성형 AI>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희정 대구대 문화예술학부 교수는 현재 지역 문화계의 가장 큰 위기는 세대 계승 구조의 약화라고 꼬집었다. 교육과 현장이 분리된 채 대학과 연결된 로컬 문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교육과 현장의 유기적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대학과 예술 현장, 지역 사회가 하나의 순환 구조로 이어져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현장의 공연예술인·창작자들과 함께 제작부터 기획, 운영, 홍보까지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자체와 문화기관, 대학이 공동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청주 제작 독립영화 열여덟 청춘은 지역 기반 콘텐츠 창작의 성공적 사례다. 영화 열여덟 청춘 스틸컷. <메가박스 제공>

청주 제작 독립영화 '열여덟 청춘'은 지역 기반 콘텐츠 창작의 성공적 사례다. 영화 '열여덟 청춘' 스틸컷. <메가박스 제공>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지역 문화격차 해소' 역시 지역 기반 콘텐츠 생태계 복원이라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청주에서 제작된 독립영화 '열여덟 청춘'은 지역 예술 현장과 교육, 지자체의 지원이 결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이 교수는 "지역 콘텐츠의 힘은 결국 지역의 삶과 이야기, 축적된 창작 경험에서 나온다"며 "지자체가 지역 창작 인재를 키워낼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지원에서 시장 순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창작–유통–교육'이 선순환하는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단년도 지원을 넘어 '개발–유통–재투자'까지 연결되는 다년형 패키지 지원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 오 위원은 "지역 공공 공연장이 초연·재공연·투어를 연계하는 '공동 프로듀싱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창작뮤지컬 등은 IP(지식재산권)화 및 2차 콘텐츠 확장을 돕는 정책을 통해 대학과 극장을 잇는 인재 순환 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대구,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플랫폼'으로


전문가들은 대구가 전국 문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2018년 제12회 DIMF 특별 초청작 뮤지컬 투란도트 . <DIMF 제공>

전문가들은 대구가 전국 문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2018년 제12회 DIMF 특별 초청작 뮤지컬 '투란도트' . <DIMF 제공>

지난 2016년 DIMF 제작 뮤지컬 투란도트가 공연된 중국 하얼빈 대극원. <DIMF 제공>

지난 2016년 DIMF 제작 뮤지컬 '투란도트'가 공연된 중국 하얼빈 대극원. <DIMF 제공>

대구 문화예술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지역 예술인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전국의 인재들이 대구로 모여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생태계'를 재건하는 데 달려 있다. 관련 대학부터 글로벌 유통망까지 촘촘하게 엮어낼 정책적 결단과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은 대구가 전국 문화산업의 테스트베드이자 문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대구가 공연의 소비지가 아닌, 작품을 검증할 수 있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이는 영국의 맨체스터처럼 일종의 '테스트베드' 기능을 해야 청년 창작자들이 대구로 모일 유인책이 생기고, 공공자본의 집중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원 교수는 대구의 두터운 관객층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등의 공연 인프라를 활용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세계적인 공연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처럼 '아트 마켓'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작품의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구는 DIMF를 통해 20여 년간 '뮤지컬 도시'로서 입지를 다져왔음에도 정작 뮤지컬 전용극장은 없다. 이에 공연 제작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 대구시가 추진 중인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이 핵심 열쇠로 지목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속적으로 축제를 개최 중인 뮤지컬과 같은 지역 문화예술의 산업화와 브랜드 가치 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실질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산학연 체계가 긴밀히 맞물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K-pop 산업과 관련해 "지역에서도 실용음악 전공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교육기관에서 제공하고, 소극장 라이브 문화 활성화를 통해 해외로도 진출할 수 있는 대중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 이미지

정수민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생활/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