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후보들은 저마다 화려한 비전으로 도시를 바꾸겠다고 한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하는 일은 공무원의 몫이다.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이 바뀔 때마다 공직자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게 하거나 공무원 사회를 불신하게 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이 말의 뿌리인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의도는 사뭇 달랐다. '개인적인 감정을 공적 업무 수행에서 완전히 배제할 때' 관료제는 완전하게 실현된다는 의미다.
'공무원이 바뀌어야 도시가 바뀐다'라는 생각에 이르면, 으레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탓하게 된다. 하지만 '철밥통'이라며 공무원에 대한 비난이나 제도적 압박으로만 향해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적극행정 면책제도와 보상제도, 소극행정 단속제도까지 '당근과 채찍'을 내놓고 있음에도 공직사회의 역동성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최근 심각해진 젊은 공무원들의 '조기 퇴직' 행렬에서 찾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가공무원 퇴직자 중 자발적 사직이 59%에 달하며, 그중 재직 5년 미만이 59.3%를 차지한다. 특히 21~30세 공무원 퇴직자는 2015년 2천441명에서 2024년 5천105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민원 응대 스트레스, 보상 체계 불만, 평생직장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이제 청년들에게 공직은 더 이상 '철밥통'이 아니다.
이 시점에서 '공무원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돈일까, 권력일까, 아니면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숭고한 자부심일까? 알베르 카뮈는 "노동하지 않는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은 삶을 질식시킨다"라며 자기 내면과 분리된 노동을 경계했다. 여기서 '영혼'은 단순히 직업 만족의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이 가치 있는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실존적 자각이다.
필자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면, 늘 자기 일과 삶 그리고 공동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자기효능감'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조직 안에서 효능감은 자율성이 있을 때,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 때, 내 기여를 인정받을 때, 내 삶의 방향과 연결될 때, 내가 한 일이 실제 변화로 이어질 때 강해진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도시를 바꾸고 싶은 리더라면, '공무원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젊은 공무원들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조직문화부터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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