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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기초의원 후보 감소세 지속… ‘무투표 선거구’ 급증

2026-05-25 18:25

지역구 후보 7대 228명→9대 175명 감소, 선거 경쟁 약화 뚜렷
북구·동구·달서구 감소 집중, 수성구는 오히려 경쟁 확대
전문가들 선거구 쪼개기, 중앙정치 종속 영향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 설치된 선거 벽보에 기초의원 후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죽전동은 구의원 가선거구지만 후보가 2명만 출마, 무투표로 당선돼 벽보에서 빠졌다. 김현목 기자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 설치된 선거 벽보에 기초의원 후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죽전동은 구의원 가선거구지만 후보가 2명만 출마, 무투표로 당선돼 벽보에서 빠졌다. 김현목 기자

대구시 기초의원 선거 지역구 후보자 수 감소세가 제9회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정치 경쟁 실종이 반복될 경우 기초의회 기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남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7~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 구·군의회의원선거 후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228명이던 지역구 기초의원 후보자는 2022년 181명으로 급감했다. 2026년 187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2023년 대구에 편입된 군위군(2개 선거구·12명)을 제외하면 기존 8개 구·군 후보자는 175명에 그쳤다. 선거구당 평균 후보자 수도 7회 5.18명에서 9회 4.27명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대구지역 기초의원 후보자 수 및 무투표 당선 현황.<인포그래픽=생성형 AI>

대구지역 기초의원 후보자 수 및 무투표 당선 현황.<인포그래픽=생성형 AI>

◆정당별·지역별 차이


정당별 후보자 수도 변화 흐름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계열 보수 후보는 2018년 자유한국당(94명)과 바른미래당(29명)을 합쳐 123명이었지만 2022년 96명, 2026년 91명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46명→42명→46명으로 2022년 잠시 줄었다가 올해 선거에서 회복했으며 개혁신당이 8명의 후보를 내며 새롭게 진입했다. 다만 개혁신당 후보는 수성구(3명)와 달성군(2명)에 집중됐다. 무소속은 46명→34명→36명으로 제3세력을 유지했다.


구·군별로는 격차가 뚜렷했다. 북구(-15명)·동구(-14명)·달서구(-11명) 등 구도심 지역에서 감소폭이 집중됐다.


북구 가·라 선거구와 달서구 가·나 선거구는 올해 후보자가 각각 2명에 그쳤다. 북구 다 선거구는 3명을 선출하는데 후보자 수와 같았다. 결국 이들 지역구에서 총 11명이 무투표 당선되면서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투표 기회 자체를 잃었다. 무투표 당선자는 제7회 0명, 제8회 3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수성구는 2022년 31명에서 2026년 3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수성구마선거구(10명)와 수성구라선거구(8명)는 대구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대구가톨릭대 변영학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북구·동구 등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구도심이며 수성구는 상대적으로 중도·야권 지지가 높은 지역"이라며 "국민의힘이 아닌 정치세력 입장에선 그나마 수성구가 당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분석했다.


대구지역 기초의원 후보자 구군별 수 변화.<인포그래픽=생성형 AI>

대구지역 기초의원 후보자 구군별 수 변화.<인포그래픽=생성형 AI>


◆'선거구 쪼개기' 논란


전문가들은 후보자 감소 배경으로 중대선거구제 취지를 약화시키는 '선거구 쪼개기'를 지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군소정당과 소수 후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다인 선거구 확대를 권고해왔다. 하지만 대구는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 두 개로 나누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경쟁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4인 선거구는 산술적으로 25% 안팎의 득표율로도 당선 가능성이 생기지만 2인 선거구 두 개로 나누면 당선 문턱이 높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불출마 초선 구의원은 "당에 더 종속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려 해도 같은 당 단체장이 있으면 '튀려 한다'는 시선을 받기 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 눈치를 보기 싫어 출마를 포기했지만, 다른 당으로는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대구시의회가 4인 선거구를 2+2로 쪼개거나 3인 선거구를 분할하는 방식으로 획정위 권고를 어겼다"며 "특정 정당에 유리한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의 룰 자체를 약화시키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군소정당뿐 아니라 정치 신인과 청년층의 출마 의지까지 꺾이고 있다"고 했다.


지역색이 강한 광주·전남도 무투표 당선과 단수 공천 사례가 적지 않다. 광주의 경우 3명을 선출하는 선거구 2곳에서 후보자 수가 선출 정수와 같아 모두 무투표 당선됐다.


비슷한 상황처럼 보이지만 제도 운영 방식의 차이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공동체 '폴티' 최하예 대표는 "무투표·단수 공천은 정당 전략의 문제지만 선거구 쪼개기는 제도 자체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획정위 권고를 지역 의회가 자당에 유리하게 바꾼 사례는 대구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지방선거에 '지방'이 없다


전문가들은 지방정치의 중앙 종속 구조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 대표는 "지방선거인데도 중앙정치 하청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주민 생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뽑는 지방선거 본연의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원 정수와 선거제도는 결국 국회가 쥐고 있다. 주민 생활권과 지역 현실보다 중앙정당의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 교수는 정치학에서 말하는 '민주주의의 쇠락(democratic decay)' 현상으로 설명했다. 그는 "시민사회의 변화 요구를 정치 엘리트들이 제도적으로 막아 권력을 유지하려는 흐름"이라며 "경쟁 약화가 반복될수록 지방의회의 집행부 견제 기능 역시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전문가는 선거구 쪼개기와 중앙정치 중심 구조가 유지되는 한 대구지역 기초의회의 무경쟁 현상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이번 선거구 조정이 기존 틀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24일 본회의를 열어 '구·군의원 정수 등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을 수정 의결했다. 4~5인 선거구 9곳 중 7곳을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내용으로 재석 의원 29명 중 찬성 26명·반대 2명·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대구시의회 윤영애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선거구와 비교해 특별히 더 쪼갠 것은 없다"며 "수성구처럼 오히려 중대선거구가 늘어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 당과 지역별 요구를 일부 반영한 정도이고, 기존 선거구 구조에 맞춰 이미 후보 구도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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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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