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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토픽] 당근에서 만난 선거

2026-05-28 18:53

선거 격전지 이동이 뚜렷하다. 선거판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 앱에서도 펼쳐지고 있었다.


후보들의 행보도 이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대구 수성구 마선거구 구시군의회 한 후보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스토리를 활용했다. "동네 이야기, 불편한 점, 작은 민원도 언제든 편하게 연락달라"며 개인 연락처를 남기고, '명함돌리기 챌린지'를 펼쳐 보였다. 엄청난 반응은 아니었지만 동네소식이 가장 빠르게 오가는 공간에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했다는데 의미는 충분해 보였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의 특성상 소통은 쌍방향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한 시민은 당근 커뮤니티 '동네생활' 게시판을 통해 수성구청장 한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응원합니다. 우리 지역을 행복한 도시로 바꿔주세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실적인 규제의 사각지대라는 회색지대가 있었다. 당근마켓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데이터를 연동해 '우리 동네 선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유권자의 편의를 돕는 합법적이고 긍정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GPS인증을 거친 동네 주민들만 모여 있는 하이퍼로컬 앱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제때 적발하기 어려운 구조는 단점으로 작용했다. 최근 경북 문경시장 한 후보 측은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악플러들을 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프라인 유세장의 네거티브 공방이 스마트폰 속 우리 동네 커뮤니티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대구시선관위 지도과 이남영 주무관은 "워낙에 방대하기 때문에 100% 관리가 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동네 인증장벽 뒤 여론몰이나 흑색선전을 선관위가 선제적으로 적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뜻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고립도 빼놓을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5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1.8%에 불과하다. 특히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구·경북의 경우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 대구지역 65세 이상 노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79.6%에 달하지만 무인주문기 등 디지털 기기 활용률은 6.8%에 머물렀다.


일방적 연설에서 동네 주민과의 실시간 채팅으로 진화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기술이 만든 새로운 광장 속 보이지 않는 룰은 공정한지, 그 광장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는지 질문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모든 이웃을 온전히 품어낼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디지털 기술이 선거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해도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은 결국 투표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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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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