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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장 발언대]청정 농산물의 고장 기산리…길이 열리면 관광마을로 도약

2026-05-30 15:14
영양군 영양읍 기산리 이장을 맡고 있는 김병찬 영양읍이장협의회장. <정운홍 기자>

영양군 영양읍 기산리 이장을 맡고 있는 김병찬 영양읍이장협의회장. <정운홍 기자>

경북 영양군 영양읍 기산리는 읍내에서도 깊숙한 산자락에 자리한 마을이다. 읍내에서 무창리 방면으로 산길을 따라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곳.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김병찬 영양읍이장협의회장은 기산리 이장도 함께 맡고 있다. 그는 기산리를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좋은 동네"라고 했다.


1960년 기산리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평생 이 마을을 삶터로 삼아왔다. 오랜 세월 고추농사를 지었고, 마을 일도 누구보다 가까이서 챙겨왔다. 그는 기산리의 가장 큰 자랑으로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그리고 산간 지형이 빚어낸 농산물을 꼽았다.


"우리 동네는 진짜 청정합니다. 경치 좋고 물 맑고 조용한 게 가장 큰 장점이지요."


기산리는 고추와 사과, 산채가 특히 좋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해풍과 육풍이 만나는 지형, 큰 일교차, 깨끗한 환경이 농산물 품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한때 많은 면적의 채소농사를 지었고, 고추도 오랫동안 재배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서울 소비자들에게 직접 고추를 판매했는데, 당시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때부터 찾던 분들이 아직도 연락을 합니다. 생산자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기산 고추가 그만큼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 역시 기산리의 자랑거리다. 마을에서 전문적으로 사과농사를 짓는 농가는 많지 않지만, 당도와 저장성이 좋아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산채도 빼놓을 수 없다. 기산리는 산나물 재배를 15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으며, 영양산나물축제에도 여러 농가가 참여해 산채를 판매했다. 김 회장은 "고추, 사과, 산채는 기산리가 가진 세 가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김 회장이 최근 가장 기대하는 것은 도로 여건 개선이다. 특히 기산리와 무창리 방면을 잇는 917번 지방도 정비가 마을 주민들의 생활 편의뿐 아니라 영양군 관광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면 동남부권에서 영양 자작나무숲을 찾는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기산리와 주변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는 동선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자작나무숲을 찾아오는 분들이 길을 묻는 경우가 많다"며 "도로가 잘 연결되면 기산리뿐 아니라 영양 전체 관광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단순한 도로 확장이 아니다. 자작나무숲을 찾은 관광객이 기산리의 청정 산촌 풍경을 지나고, 풍력단지 일대의 조망을 즐긴 뒤 주실마을과 청기, 선바위 등 영양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1박2일 체류형 관광 코스다. 지나가는 길이 아니라 머무는 길, 한 곳만 보고 돌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영양을 한 바퀴 도는 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기산리에는 산채단지 등 체험형 관광자원으로 키울 수 있는 기반도 있다. 김 회장은 산나물을 단순히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민들이 산촌의 풍경을 보고 걷고 체험하며 지역 농산물을 자연스럽게 구매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다.


"도로만 제대로 갖춰지면 마을도 살고, 관광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기산리는 볼 것도 있고, 먹을 것도 있고, 쉬어갈 자연도 있습니다."


김 회장에게 기산리는 평생의 삶터다. 조용한 산골마을이지만, 그 안에는 고추와 사과, 산채를 길러온 주민들의 땀과 청정 자연이 쌓여 있다. 그는 마을이 크게 달라지기보다, 가진 장점을 제대로 인정받고 주민들이 조금 더 편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기산리는 자연이 준 것을 지키며 살아온 마을입니다. 길이 열리면 그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마을 사람들도 더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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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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