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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데이터 분석] 경북도지사 후보들 ‘행정통합’ 외칠 때, 도민 관심사는 ‘산불·교통망 확충’

2026-06-01 16:54

■ 6·3 지방선거 전 1~5월 온라인 누적 댓글 LLM 정독 분석

경북도민 최대 불만은 '졸속 행정통합'…댓글 4만8천건 분석

공약·메가시티 관련 318건 중 272건이 비판적

북부는 산불 안전, 동부는 광역교통망 등 지역별 결핍 뚜렷

오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 영남일보DB

오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 영남일보DB

6·3 지방 선거를 앞둔 경북도민의 주된 관심사는 하향식으로 추진되는 '행정통합에 대한 반발'과 '체감 물가 완화', 생존과 직결된 '재난 안전망' 확충에 쏠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북도민들의 관심은 각 지역이 처한 인프라 현실에 따라 매우 정교하게 분화된 양상을 보였다. 대형 산불의 상흔이 남은 북부권(안동·의성 등)에서는 재난 안전망에 대한 분노가 강하게 드러났다. 반면 인구 50만 선이 무너진 포항과 인구 감소 위기를 겪고 있는 경주 등 동부권에서는 광역철도망 등 실질적인 대중교통 신설을 촉구하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았다.


영남일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6년 1월1일부터 5월27일까지 총 147일간 경북지사 후보(이철우·오중기) 관련 뉴스와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4만8천48건을 전수 수집해 대형언어모델(LLM)로 심층 분석했다. 수집 채널별로는 네이버 뉴스 2만5천52건(52%), 유튜브 검색 영상 1만4천120건(29%), 유튜브 공식 채널 8천876건(18%) 순이었다. 전체 댓글의 62%에 달하는 2만9천806건이 선거가 임박한 5월에 집중됐다.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 35개 '결핍 의제' 사전을 활용해 1차로 2천939건(전체의 6.1%)을 추려냈다. 이후 인공지능(Claude 모델) 에이전트를 투입, 댓글 본문 끝까지 정독하게 한 뒤 진짜 결핍과 가짜 결핍을 가려냈다.


그 결과 정치 비유나 비방(1천659건), 무관한 내용(524건), 단순 언급(298건)은 철저히 배제하고, 개인 혹은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생활 고충과 정책적 소외감을 명시한 '진짜 결핍' 458건을 최종 추출했다. 이는 1차 매칭된 2,939건 중 15.6%에 해당하는 수치다.


추출된 458건의 결핍 데이터는 문맥의 성격에 따라 4가지 톤(Tone)으로 세부 분류됐다. 비판과 울분이 섞인 분노(Anger)가 232건(50.7%)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즉시 정책화가 가능한 명확한 요구(Demand)가 172건(37.6%)으로 뒤를 이었다. 객관적 사실 진술인 정보(Info)는 44건(9.6%), 포기나 절망을 나타내는 체념(Resignation)은 10건(2.2%)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정치 기사 및 영상 댓글 풀의 특성상 도민들의 일상적 생활 고충(의료, 육아 등)이 실제보다 과소 표집됐을 가능성이 있다.


◆ "주민투표 없는 졸속 행정통합 반대" 압도적


경북도민들의 '진짜 결핍' 1위는 '공약·거시·신공항·메가시티(318건)' 의제가 차지했다. 도민들은 하향식 거대 정책에 대한 강한 '분노'를 쏟아냈다. 특히 이 중 272건이 '졸속 행정통합'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온라인 공론장에는 도민들의 동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행정과 지역 간 이해관계 충돌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했다.


"대구경북특별시 자체가 본청 대구 오는 거 전제로 대구시 없앤 건데... 안동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게 말이 되냐? 본청 대구 안 오면 난리 날 거다. 대구 군부대 이전, 대형 사업 구청장이 못함." (2월1일 자 네이버 뉴스 댓글 원문)


"행정통합은 대구가 문제지 다른 시·군은 그대로임. 본청 대구 안 오면 마비될 듯. 선출된 시장이 중요사항 결정해줘야 하는데 책임지는 사람 없다는..." (2월25일 자 네이버 뉴스 댓글)


"졸속 행정통합 결사반대 — 주민투표 시행하라" / "대구시의회 통과 후 1년인데 도의회 상정도 안 함" (뉴스 및 영상 댓글 발췌)


전문가들은 온라인 공론장에 나타난 이러한 분노가 '관 주도의 일방적 행정'이 낳은 예견된 부작용이라고 진단한다.


계명대 성영태 교수(행정학)는 "대구시와 경북도 모두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도민에 대한 의견 수렴이 절차적 구색 맞추기에 그쳤고, 실제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공간은 거의 없었다"며 "사전 설명 없이 '예산을 많이 받아올 수 있다'는 식의 장점만 앞세운 일방적인 관 주도의 밀어붙이기식 통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교수는 "행정통합이 재추진되더라도 기존의 일방적인 방식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공청회 등 상시 소통 기구를 만들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물가 폭등" 비명 속 겹친 "산불 재난" 트라우마


거대 담론 뒤편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팍팍한 가계 경제와 재난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생활·물가(44건)'와 '생활·전월세(24건)' 문제가 나란히 상위권을 기록했다.


"모든 물가가 올라 안 오르는 게 없는데 집도 절도 없는 서민들 모두 죽어 나간다" (5월26일 자 네이버 뉴스 댓글 원문)


특히 도내를 휩쓸었던 대형 산불 피해자들의 생생한 1인칭 증언이 이어지며,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결핍'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분석에서 '안전·재난·산불' 키워드로 총 165건의 댓글이 매칭됐고, 이 중 본인의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구체적 보상을 묻는 '진짜 결핍(F)' 호소는 6건으로 집계됐다.


"부디 의성 사람들 잘 챙겨주시길. 산불 피해 보상 못 받은 사람들도 챙겨주세요." (1월2일 자 네이버 뉴스 댓글 발췌)


의성 지역 산불 피해 주민 A씨는 "당장 생존의 위기를 겪은 피해자들한테는 뜬구름 잡는 소리일 뿐"이라며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 속에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켜줄 것인지, 실질적인 안전망 구축 논의는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 철저히 소외된 동부권 교통망


도민들의 시선은 이철우 후보의 5대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AI 혁신도시(공약 키워드 매칭 0건)' 같은 거시 공약에는 싸늘했다. 반면 피부에 와닿는 생활 밀착형 의제와 소외된 지역 인프라에는 구체적인 정책 요구가 뒤따랐다.


특히 동부권(포항·경주) 지역민들은 '교통·도시철도(진짜 결핍 6건)' 및 '교통·주차(진짜 결핍 3건)' 부문에서 광역 교통망 확충과 인프라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실제 경북 전체 결핍 데이터(458건) 중에서도 즉각적인 정책화를 촉구하는 '요구' 톤이 172건(38%)에 달할 만큼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왜 국가 재정으로 수도권만 지하철 GTX 해야 하나라고 반문하고 지방에도 놔야 합니다. 포항 경주 지하철 들어서는 당위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5월5일 자 유튜브 채널 댓글 발췌)


"경북은 대구 영천 경주 포항을 잇는 파격적 GTX 노선 공약을 해야 합니다. 또한 포항, 경주 지하철 공약도 해서..." (5월5일 자 유튜브 채널 댓글 발췌)


"지지합니다. 경북도민입니다. 죽도시장 주차장 좀 늘려주이소." (5월15일 자 유튜브 영상 댓글 발췌)


포항시민 신광원(40)씨는 "전철이나 광역 철도망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철저한 인프라 소외"라며 "대구권 광역철도를 포항까지 잇는 등 실질적인 대중교통망부터 뚫어주는 게 차기 도지사가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해 이철우·오중기 양 캠프 측은 온라인 여론의 특성상 부정적인 성향이 과대 표출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철우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댓글의 속성상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공격이나 비판을 목적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전체 도민의 보편적인 민심으로 단정하기에는 위험하고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오중기 후보 캠프 측도 "온라인 댓글은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특정 사안에 강한 입장을 가진 이들의 편향된 의견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영남일보가 실제 추출된 결핍 댓글들의 톤(Tone)을 세부 분류한 결과를 보면, 맹목적인 비난이 아닌 구체적인 행정 조치를 촉구하는 '요구'의 비중이 상당했다.


전문가도 이번 데이터에 나타난 도민들의 목소리는 지자체의 '공급자 중심 행정'이 낳은 명백한 한계라고 짚었다.


경북대 김태운 교수(행정학)는 "현재 지자체의 정책들은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가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으로 선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다 보니 이러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차기 도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김 교수는 "정책이 고도화되고 실효성을 가지려면 표면적인 불만 너머에 깔린 시민들의 '잠재적 수요'를 읽어내야 한다. 거대 담론을 밀어붙이기 전에 실제 생활에 와닿는 맞춤형 정책 수요를 발굴하고 조사하려는 공직 사회의 치열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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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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