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앞두고 행정 착오로 투표소 잘못 배정돼
입주민은 10분 거리 외부로, 외부인은 아파트로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아파트 입구에 붙은 투표소 안내 현수막. <독자 제공>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동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입주민 편의를 위해 단지 내에 투표소를 마련해놓고도 정작 행정 착오로 입주민들이 해당 투표소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편의와 현장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빚어진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과 선관위 등에 따르면 2024년 11월 입주한 794세대 규모의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아파트 105동 1층 시니어클럽에 이번 지방선거를 위한 투표소(효목2동제4투표소)가 설치됐다. 대단지 아파트의 특성을 고려해 입주민들의 투표 접근성을 높이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각 세대에 발송된 투표안내문을 확인한 입주민들은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아파트 주민들의 투표소가 단지 내 투표소가 아닌, 도보로 10~15분 걸리는 인근 동구기억쉼터(효목2동제3투표소)로 배정된 것이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단지 내에 설치된 투표소의 배정 대상자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 아닌 단지 주변에 거주하는 인근 지역민 1천100명가량이 푸르지오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 투표를 하게 된 것.
말 그대로 '내 집 앞 투표소'를 두고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아파트 입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투표가 안되는가 보다 했다. 그런데 아파트에 투표소가 설치되는데 입주민들은 다른 투표소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입주민들의 투표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사안이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는 선거인명부 작성 기간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의 행정적 착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행정복지센터의 행정 착오로 인해 잘못 배정된 것으로 이마저도 지난달 23일 집집마다 선거우편물을 보내는 작업인 공보작업 도중 뒤늦게 파악했다"면서 실수를 인정했다.
대구시선관위 홍보과 이은지 공보계장은 "선거인명부 확정 이후에는 수정이 안 되기 때문에 투표소 변경이 어렵다. 투표시 불편 최소화를 위해 동구선관위에서 투표소까지 차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도 투표소로 인한 혼란 최소화를 위해 투표사무원 5명과 동구청 행정지원과 직원 6명 등 투표지원 인력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외부인 유입으로 인한 아파트 단지 내 혼잡과 보안 문제, 불법 주·정차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 역시 선거 당일 출입통제와 동선 관리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굉장히 당황스럽다. 평상시에 아파트 개방 자체를 안하고 주민분들 편리하라고 투표소 설치가 이뤄졌던 것이었는데, 투표소 변경이 어렵다는 답변 뿐이었다.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함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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