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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지긋지긋한 ‘색깔 논쟁’… 대구 유권자 이젠 ‘실리투표’를

2026-06-02 20:11

이영지 빨간 머리·연예인 인증샷까지 정치색 논란 반복
“정작 후보 공약은 안 보여”…시민들 피로감 호소
전문가 “색깔보다 공약·성과 따지는 선거 문화 필요”

인포그래픽.Gemini 생성 이미지

인포그래픽.Gemini 생성 이미지

선거철마다 특정 정당을 나타내는 '색깔' 논쟁이 되풀이돼 사회적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어필돼야 할 정책공약은 사라지고, '파랑(진보)'과 '빨강(보수)'이란 색깔 논리에 천착하고 있다. 이에 유권자들이 풀뿌리 민주주의가 보루인 지방선거만이라도 색깔을 따지지 말고, 지역민에게 이익이 될 수있는 쪽에 힘을 싣는 '실리 투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이번 지선에서도 '색깔론' 논쟁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난달 30일 사전투표때 가수 이영지가 붉은색 머리와 의상을 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특정 정당 지지 의혹이 제기된 것. 이에 이영지는 게시물 삭제 후 머리 색을 다시 바꾸고 사과했다.


2024년 총선때는 배우 김규리의 사전투표 인증샷을 두고 유리문에 비친 모자와 옷깃 색깔이 파란색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특정 정당 투표 독려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만큼 국내 선거판에선 '색깔'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에선 공산주의나 좌파에 대한 거부감이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확대된 현상인 '레드콤플렉스'와 보수 정치인의 연속집권을 상징하는 '블루타이드(파란물결)'라는 개념이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진보성향 정당이 파란색을, 보수성향 정당은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정하면서 이른바 '색깔 이분법'이 횡행하고 있다.


대구 유권자들은 '정치 색깔론' 프레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직장인 임경호(30·수성구 신매동)씨는 "선거 때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를 두고 싸우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며 "선거 공약을 두고 입씨름을 해야 하는데, 공인들의 행동거지에 색깔론을 마구잡이로 갖다 붙인 상황에 더 관심을 갖는게 너무 씁쓸하다"고 했다. 이정훈(29·달서구본리동)씨도 "예전엔 정당만 보고 찍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생활 문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교통, 복지, 일자리 같은 문제를 두고 경쟁해야지 색깔만을 가지고 정치 편을 가르는 사회적 현상은 시민들을 지치게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색깔론' 확산이 선거 국면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단순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칫, 공약 검증이란 본질 대신 진영 대립이란 사회적 갈등만 야기시켜 민주주의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 대구가톨릭대 정우영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정치권의 색깔론 동원도 문제지만, 유권자 역시 특정 색이나 이미지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열린 사고로 후보를 비교하고, 편견보다 실리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정치 문화가 안착해야 한다"고 했다.


경북대 노진철 명예교수(사회학과)는 정당별 상징색을 둘러싼 논란에 매몰되기보다 공약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사회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다루는 만큼, 사회 곳곳에서 '색깔' 문제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며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은 도로, 복지시설, 청년정책, 돌봄, 지역경제, 생활안전 등 주민 일상과 직결된 결정을 한다. 공약 가능성과 재원 대책은 무엇인지, 과거 의정·행정 활동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따지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정당색깔 찾기보다 선거공보물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투표장으로 가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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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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