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대구지부장
6월1일은 의병의 날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백성들이 스스로 떨쳐 일어나 국권을 지켜온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며 기리는 날이다. 의병은 단지 무기를 든 민병이 아니었다. 나라가 무너질 때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민중의 자발적 결단이었고, 정의와 충의, 자주독립의 정신이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러한 의병정신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병의 역사는 곧 국민이 나라를 지켜낸 역사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서 의병은 국난의 순간마다 등장했다. 임진왜란 때는 왜군의 침략에 맞서 곽재우·고경명·조헌 등 수많은 의병장이 분연히 일어났다. 관군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백성들은 스스로 무기를 들고 향토를 지켜냈다. 그들의 헌신은 전세를 뒤집는 중요한 힘이 되었고, 조선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와 희생은 국가를 지탱한 원동력이었다.
19세기 말 외세의 침탈과 국권 침탈이 본격화되자 의병은 다시 봉기했다. 을미의병(1895년)과 을사의병(1905년), 정미의병(1907년)으로 이어진 항일 의병전쟁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민족 독립전쟁이었다. 의병부대는 전국 각지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웠고, 수많은 희생 속에서도 대한의 자주권을 지키려 했다. 비록 국권은 강탈당했지만 의병의 맥은 끊어지지 않았다. 의병세력은 만주와 연해주로 이동해 독립군으로 재편되었고,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이 되었다.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의 한국광복군으로 발전하면서 항일무장투쟁의 법통을 이어갔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면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는 분명해진다. 해방 직후 미군정 아래 조직된 국방경비대는 오늘의 국군 창설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것만을 국군의 기원으로 규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지나치게 축소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임시정부의 군대였던 한국광복군 역시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적 뿌리로 보아야 마땅하다. 이는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연속성 측면에서도 자연스러운 맥락이다.
1940년 중국 충칭에서 창설된 한국광복군은 단순한 망명군대가 아니었다. 그것은 의병과 독립군의 전통을 계승한 민족 정규군이었다. 광복군 대원들은 국내진공작전을 준비하며 조국 독립의 날을 기다렸고, 연합군과 공동작전을 수행하며 국제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의 존재를 알렸다. 오늘의 국군이 국민의 군대라면, 그 정신적 뿌리는 바로 나라를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 의병과 독립군, 광복군의 역사 속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최근 일부에서는 의병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이념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 우려스럽다. 단언컨대, 의병정신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국민적 애국정신의 상징과 다름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지우거나 축소하는 일이 아니라, 그 정신을 오늘의 민주공화국 속에서 되살리는 일이다. 또한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계승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의병의 날은 그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어떤 역사 위에 서 있는가를 되묻는 날이다. 국군의 뿌리를 의병과 독립군, 광복군의 역사 속에서 올바르게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긍심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의병정신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살아 있는 역사이며, 미래 세대에게 반드시 계승해야 할 국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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