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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 행사하기 위해”…오픈런부터 지팡이 짚은 할아버지까지

2026-06-03 11:30
3일 오전 5시45분쯤 대구 중구 동인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어르신들이 투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조윤화기자

3일 오전 5시45분쯤 대구 중구 동인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어르신들이 투표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조윤화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시행된 3일 오전 5시45분쯤 대구 중구 동인초등학교(동인동 제1투표소).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 10여 명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마다 신분증을 손에 쥔 채 투표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가 되자 투표소 문이 열렸고, 유권자들은 하나둘씩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내부로 입장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김모(80)씨는 "투표는 본투표일에 하는 게 제격이라 생각한다. 사람 많을 때 기다리기 싫어서 일찍 나왔다. 대구를 잘 살게 할 수 있는 후보가 대구시장에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7시쯤 남구 대명1동에 위치한 도시농업체험장(대명1동 제3투표소). 관공서가 아닌 민간 시설이 투표소로 변신한 현장에 인근 주민들이 끊임없이 찾아들었다. 고령인구 비율이 30%가량 되는 지역인 만큼 노인 유권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 손주 부축을 받으며 나타난 할머니 등 거동이 불편한데도 권리를 행사할 나온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권종희(68)씨는 "일할 사람을 찍어야 한다. 언제나 인물을 위주로 표를 던졌는데, 이번엔 특히나 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당선된 사람들은 부디 대구와 지역을 위해 일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3일 오전 9시30분 한 대학생이 대구 북구 경북대 주변에 위치한 산격3동행정복지센터(산격3동제1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정수민기자

3일 오전 9시30분 한 대학생이 대구 북구 경북대 주변에 위치한 산격3동행정복지센터(산격3동제1투표소)로 들어가고 있다. 정수민기자

오전 9시30분쯤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북구 산격3동에선 가방을 멘 대학생들이 행정복지센터(산격3동 제1투표소)로 드문드문 찾아들었다. 투표를 마친 뒤 주변 카페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최아원(여·23)씨는 "아무래도 청년 정책을 눈여겨 봤다. 실천 가능한 공약인지, 청년 입장에서 고민한 흔적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며 "대구 청년들이 지역을 많이 떠나는 상황이다. 당선된 후보들이 내세운 청년 공약들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3일 오전 9시20분쯤 대구 동구 동구기억쉼터에서 투표를 마친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입주민이 단지로 돌아가기 위해 지원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조윤화기자

3일 오전 9시20분쯤 대구 동구 동구기억쉼터에서 투표를 마친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입주민이 단지로 돌아가기 위해 지원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조윤화기자

동구에선 행정 착오로 아파트 안 투표소(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효목2동 제4투표소)가 있는데도 도보로 10분 이상 떨어진 다른 투표소(동구기억쉼터·효목2동 제3투표소)로 향해야 한 일도 발생했다.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아파트 주민 차승운(59)씨는 "이 아파트에 사는데 왜 여기서 투표를 못 하느냐"며 "지난 대선 땐 여기에서 투표했는데, 왜 이번엔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동구선거관리위원회가 혼선을 줄이기 위해 차량 2대를 지원했으나, 행정적 대처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적잖았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민우(26)씨는 "차량 지원을 하길래 우리도 이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특정 아파트 입주민만 대상인 줄은 몰랐다"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이동 지원도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3일 오전 7시30분쯤 대구 남구 이천어울림도서관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모습. 최시웅기자

3일 오전 7시30분쯤 대구 남구 이천어울림도서관에 설치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모습. 최시웅기자

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새 일꾼'에게 거는 기대감과 소망 등은 다양했다. 10년째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다는 구본철(46·중구 동인동)씨는 생업과 맞닿은 공약을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고 했다. 구씨는 "배달 라이더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쉼터가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해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주길 바라는 유권자도 적잖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김모(40·북구 침산동)씨는 "(당선될 후보들에게) 바라는 건 대구 경제 좀 살려줬으면 하는 것 딱 하나"라며 "육아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아이와 함께 나온 손가현(여·31·남구 이천동)씨는 "아이가 살기 좋은 대구를 만들어줄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육아하기 좋고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공약과 교육에 대한 약속들을 위주로 살펴보고 왔다"고 했다.


또, 반려견과 산책길에 투표소를 들린 최모(29·남구 대명동)씨는 "1인 가구이기도 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기도 하다. 주변에 비슷한 생활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혼자 사는 사람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공약들을 많이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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